[바둑]30회 세계아마바둑대회…까맣게 몰랐던 수

  • 입력 2009년 6월 26일 02시 58분


흑 17은 이 부분의 모양만 본다면 급소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수는 더 넓게 판을 보지 못한 실수였다. 백 18이 놓이자 백의 노림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백의 노림은 어디일까. 그것은 바로 30의 곳에 끼우는 수. 만약 백 18이 없다면 끼우는 수는 성립하지 않는다. 좌변 흑 한 점을 잡을 수는 있으나 그보다 더 큰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백 20, 22 역시 끼우는 수를 노리는 사전 정지 작업. 이제 여건은 완벽하게 갖춰졌다.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는 흑은 좌하 끝내기를 서두른 뒤 흑 29로 백 한 점을 잡았다. 예강팅 7단은 불리하지만 아직 따라갈 여지가 있다고 보는 듯했다.

하지만 그의 꿈은 백 30으로 산산조각 났다. 좌변 흑 한 점이 고스란히 백의 수중에 들어가면서 차이가 크게 벌어진 것.

백 32가 놓이자 더는 저항이 무의미하다고 본 예 7단이 조용히 돌을 내려놓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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