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이지혜/용감하게 출전한 가요제의 추억

“인생 뭐 있어.” 이렇게 중얼거리고는 친구와 마이크를 잡았다. 드디어 본선 무대에 오르게 됐다. 2주일 전 우연히 학교 내 게시판에서 가요제가 열린다는 대자보를 봤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10개팀에, 축제 본 행사 무대에 참가하여 수많은 관객과 초대가수 앞에서 실력을 겨룰 기회를 준다는 내용. 학창시절 내내 한 번쯤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원했다. 하지만 답답한 노래 실력 때문에 번번이 꿈을 접어야 했다.

졸업을 앞두고 추억을 남기기 위해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한 선배 역시 대학시절은 자신의 한계를 넓혀나가는 시기라며 적극적으로 밀어주었다. 선배는 두려운 일을 지금 해내지 못하면 두고두고 가슴에 자리 잡아 나중에 자신을 집어삼켜 버릴지도 모른다는 무시무시한(?) 말도 덧붙였다. 고민 끝에 참가 의사를 밝히고 나니 다음부터는 일이 순조로웠다.

예선 참가 40개팀 가운데 10개팀 안에 들었다. 수많은 사람과 케이블방송 카메라 앞에 서서 노래 부를 기회를 잡았다. 본선에서 아쉽게도 상을 타지는 못했지만 대중 앞에서 무대에 선다는 좋은 경험을 했음은 분명하다. 공개적인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다는 점이 뿌듯했고 졸업 전 학교 축제에 참가하여 좋은 추억을 쌓았다는 사실에 만족스럽다. 대학 시절 소소해도 좋으니 이제까지 해보지 못했던 일에 도전하면 어떨까.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가슴 벅찬 자신감을 안겨준다. 혹시 누가 아는가. 예상외의 소득을 얻을 수 있을지.

이지혜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