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좌회전 신호 하나 바꿨을 뿐인데…

  • 입력 2009년 4월 14일 03시 01분


서울 상습정체 양재 매헌로

P턴 전환 길 뚫려 매출 쑥쑥

‘좌회전 신호 하나 바꿨을 뿐인데….’ 아주 사소한 교통신호 개선이 예상치 못한 긍정적 파급효과를 내 주목을 받고 있는 도로가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양재대로 양재나들목에서 과천 방면 300m 지점에 있는 왕복 6차로 도로 ‘매헌길’입니다.

이 길의 초입에는 복합쇼핑몰인 하이브랜드와 대형마트인 코스트코, 이마트 등이 한곳에 몰려 있습니다. 이곳은 주말이면 쇼핑객들이 가지고 나온 차량으로 교통량이 크게 늘어납니다. 여기에 경부고속도로 진출입 차량까지 뒤섞이면서 교통정체가 심하기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정체에는 이곳의 좌회전 신호도 한몫을 했습니다. 코스트코 주차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매헌길 약 50m 지점에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는 차들이 양재나들목까지 꼬리를 물면서 교통질서가 엉망이 된 것이지요. 문제점을 발견한 서초구청은 올해 1월 이 좌회전 신호를 과감히 없앴습니다. 코스트코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차량은 차를 600m 정도 더 몰아 ‘P턴’을 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언뜻 보기엔 더 불편해진 것 같지만 이후 인근 교통 상황이 신기할 정도로 개선되었다는 것이 서초구청 측의 설명입니다. 신호가 바뀌기 전 이 구간의 평균 속도는 시속 6∼7km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300m를 지나가는 데만 30분 정도 걸렸다니 아주 답답했겠지요. 하지만 좌회전 신호가 없어지면서 꼬리를 무는 주차장 진입 차량이 모두 매헌길 안으로 말려들어가자 이 일대 평균 속도는 시속 40km까지 올라갔습니다.

‘좌회전 금지’가 가져온 ‘긍정적 파급효과’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하이브랜드에 따르면 교통정체가 완화된 이후인 올해 1분기(1∼3월)동안 이 쇼핑몰을 찾은 고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6%, 매출은 27.6% 각각 증가했습니다. 쇼핑몰 관계자는 “주변 교통 흐름이 좋아지면서 양재 상권에 해당되지 않는 과천이나 송파 등 인근 지역에서까지 쇼핑하러 오는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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