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후 인생을 보람있게]<2>‘행복설계 아카데미’

입력 2008-04-29 02:58수정 2009-09-25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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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가 운영하는 퇴직자 학교 ‘행복설계 아카데미’ 3기 수강생들이 지난달 14일 경기 안성시에 있는 대안학교 ‘아힘나 평화학교’를 찾아 비영리기관에 대해 탐색하고 있다. 사진 제공 희망제작소
“비영리기관 일자리 맞춤설계 해드려요”

지난달 14일 경기 안성시에 있는 대안학교 ‘아힘나 평화학교’에 머리가 희끗희끗한 50, 60대 퇴직자 20여 명이 찾아왔다.

대기업 임원, 은행 지점장, 간부급 공무원 등 ‘잘나가는 직장인’이었던 이들은 희망제작소가 운영하는 퇴직자 학교 ‘행복설계 아카데미’ 3기 수강생들이다.

경기도 교통연수원 국장에서 퇴직한 뒤 아카데미 2기를 수료하고 아힘나 평화학교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윤종태(62) 씨가 ‘후배’들을 반겼다.

이날 현장 탐방은 비영리기관으로의 재취업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한 프로그램의 하나로 수강생들은 윤 씨와 학교 관계자들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아힘나 평화학교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이곳이 고향이어서 지역 단체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다 알게 됐습니다. 접근하기 쉬운 곳, 연고가 있는 곳이 좋습니다.”

수강생들과 윤 씨의 문답이 이어졌다.

수업에 참여한 박용기(60) 전 동아제약 마케팅 이사는 “비영리기관에서 일하는 이들은 표정이 정말 밝다. 지금까진 돈, 명예를 위해 달렸지만 이젠 웃으며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 인생 후반전 준비하는 퇴직자 학교

행복설계 아카데미는 전문직 퇴직자들의 사회활동 참여를 위한 국내 최초의 프로젝트다.

교통질서 계도 등 단순 노무 중심의 ‘생계형 일자리’를 연결해 주는 재취업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행복설계 아카데미는 직장생활의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해 비영리기관의 사회공헌 일자리에서 인생 후반전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희망제작소 남경아 해피시니어팀장은 “사회참여 욕구가 높은 전문직 퇴직자들과 전문성이 필요한 비영리기관을 연결해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식의 접근”이라고 말했다.

총 120시간의 교육 과정에는 퇴직과 비영리기관에 대한 기본교육(40시간) 외에 비영리기관 현장실습(80시간)도 포함돼 있다.

자신의 능력과 경험을 나눌 기관을 찾아 참여 방법과 절차에 대해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일대일 진로 컨설팅도 하고 있다.

○ 40% 가까이 ‘사회공헌 일자리’ 찾아

희망제작소는 당초 아카데미를 준비하며 전문직 퇴직자들이 비영리기관에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을 우려했다.

안정된 생활을 해 왔던 이들에게 비영리기관은 근무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조직문화도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시범적으로 1기(대기업·관공서 퇴직자 38명), 2기(경기도 퇴직 공무원 25명)를 운영한 결과 현재 40% 가까이가 비영리기관에서 상근직, 자문위원 등으로 일하고 있다. 나머지 수료자도 적합한 기관을 찾고 있다.

외환은행 본부장을 마지막으로 2006년 퇴직한 3기 수강생 이재국(57) 씨는 “시민단체 하면 주먹질하고 시위하는 사람만 떠올렸는데 내가 잘못 알았던 것 같다”며 “회사에서 홍보를 맡았던 경험을 살려 비영리기관에 대한 홍보와 후원금 모금을 책임지고 싶다”고 말했다.

희망제작소는 앞으로 행복설계 아카데미를 연 4회씩 정기적으로 열고, 전국 권역별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행복설계 아카데미에 대한 문의는 희망제작소 해피시니어 홈페이지(www.makehappy.org)나 전화(대표 02-3210-0909, 직통 070-7580-8141, 8146)로 할 수 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공동기획 : 동아일보-희망제작소

후원 : 대한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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