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긴장이 풀렸다

  • 입력 2008년 1월 16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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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대국자는 국후 복기에서 좌하귀 장면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전보에서 백이 판을 끝낼 기회가 있었다는 것을 복기할 때에야 비로소 깨달았다. 특히 이세돌 9단은 그 얘기를 듣고 놀라는 눈치였다.

이 9단은 태풍이 세력을 확대하는 것처럼 실전에서 계속 이기면서 기세를 타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그는 삼성화재배와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에 진출한 뒤 긴장이 풀렸다고 말했다. 이후 그의 바둑 내용은 좋지 않았다는 평이다. 이 대국에서도 초반 축머리를 착각하고 좌하의 변화를 깊이 읽지 못했다.

어쨌든 백이 기회를 놓쳐 흑이 한숨 돌린 셈이다. 흑 39에 손이 돌아와 흑도 풀렸다.

하지만 흑 39는 더 원대한 구상이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참고도 흑 1, 3으로 우하를 확실히 굳히면 백 4로 움직이는 게 두렵지만 흑 다섯 점을 과감히 버리는 사석작전을 쓸 수 있다. 흑 9까지 하변과 우하에 걸친 흑의 세력이 두텁다.

백 40으로 손이 돌아와선 백이 유리하다. 이세돌 9단은 매번 포석이 취약하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하는데 이 바둑에서도 초반부터 밀리는 느낌이다.

백 42는 강인한 수법. 윤준상 국수는 3국까지 매번 ‘선 실리 후 타개’ 작전을 펴왔다. 비록 두 판을 잃었지만 이 9단을 꺾는 유력한 방법으로 여기는 듯하다.

백 48까지 하변 백 돌이 모양을 갖췄다. 흑 49로 백 돌을 가르는 것은 당연한데 백이 강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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