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기업들의 ‘얼굴 알리기’ 음악회

  • 입력 2007년 10월 2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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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지 사운드 페스티벌’ ‘대성 디큐브 문화축제’…. 매회 1000명을 웃도는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이러한 음악회들의 특징은 기업들이 자사(自社) 브랜드를 내걸고 기획한 공연이라는 점입니다. 한 번 공연을 여는 데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이 들지만 관람료는 무료이거나 1만 원 내외로 저렴합니다.》

요즘 기업들은 음악회를 통한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음악회가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시민들을 만족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죠.

대성그룹은 이달 들어 매주 금요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대성 디큐브씨티’ 모델하우스 앞에서 ‘디큐브 문화축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화 공연의 사각지대인 구로구에서 음악회를 열어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 혜택을 주고 기업 측도 ‘앞서 가는 기업’ 이미지를 키우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고 있습니다.

패션 브랜드 ‘쌈지’는 잘 안 알려진 언더그라운드 가수, 인디밴드 등을 초청해 매년 ‘쌈지 사운드 페스티벌’을 열고 있습니다. 톡톡 튀는 디자인을 선보이는 기업답게 공연마다 ‘착하게 살자’ ‘죽도록 사랑하자’ 등 독특한 슬로건을 내세웁니다.

‘환경보호’를 주제로 열린 지난달 공연에서는 버려진 옷과 쓰레기로 무대를 꾸미고 쓰레기를 줍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음악회를 통해 ‘충성 고객’을 키우는 곳도 있습니다.

매일유업은 자사 웹 사이트 회원을 대상으로 ‘매일 콘서트’ 초대권을 무료로 배포하는데 다음 달에는 울산과 경기 의정부시에서 음악회를 열고 지방 고객을 찾아갑니다. 회사 측은 “울릉도, 독도 공연도 기획할 계획”이라고 귀띔했습니다.

한국HP도 서울 팝스오케스트라와 계약해 매년 봄과 가을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본사 앞에서 음악회를 엽니다. HP 관계자는 “피곤에 지친 여의도 직장인들이 쉴 공간을 마련해 주고 무대에 회사 현수막을 걸어 홍보 효과도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업들의 음악회가 일회성 공연에 그치지 않고 시민에게는 여유를, 기업에는 긍정적인 홍보 효과를 주는 자리로 뿌리 내리길 기대해 봅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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