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쏘옥]“비싸야 잘 팔린다” 프리미엄 전략

  • 입력 2007년 7월 25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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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보석상이 있었는데 장사가 잘되지 않았다.

주인은 휴가를 떠나며 종업원에게 메모를 남겼다.

‘이 가게의 보석을 모두 2분의 1 가격에 팔아 치워라.’

그러나 주인이 남긴 메모를 잘못 읽은 종업원은 보석 가격을 2배로 올렸다. 그러자 보석이 불티나게 팔렸다.

휴가에서 돌아온 주인은 무릎을 치며 ‘보석은 보석답게 팔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펄떡이는 길거리 경제학’(스마트비즈니스)의 저자 이영직 씨는 명품이나 희귀한 상품의 가격을 비싸게 책정하는 프리미엄 전략에 대해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시바스 리갈이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는 저가(低價)의 술이었다. 하지만 판매가 여의치 않아 가격을 올리자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

제약회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사가 만든 위장약 ‘잔탁’도 비슷한 사례다. 이 약은 1983년 미국에 처음 진출했는데 당시 시장점유율 1위는 타가메트라는 약이 차지하고 있었다. 이에 잔탁을 타가메트보다 50%나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자 날개 돋친 듯이 팔리면서 4년 만에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명품이 세일을 하지 않고 고가(高價) 전략을 쓰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세일을 하면 고객층이 넓어지지만 단골 고객이 외면한다. 이 때문에 세일 없이 최상류 계층을 단골로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제품을 가짐으로써 만족감을 얻는 것이 명품을 추구하는 첫 번째 이유이기 때문에 고가 전략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판매자에게도 유리하다.

가격이 오르는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 등으로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베블런 효과’, 특정 상품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면 그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스놉 효과’도 모두 명품을 추구하는 것과 비슷한 심리에서 비롯된다.

물론 과시욕뿐 아니라 혼자만이 느끼는 ‘뿌듯함’도 명품을 사는 두 번째 이유라고 저자는 덧붙인다.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속옷까지 명품을 추구하는 현상은 이런 논리로 설명될 수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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