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스인훙]中-美밀월은 끝났는가

  • 입력 2007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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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가을 이후 미국은 중국이 평화적으로 굴기(굴起·급부상)한다는 전제 아래 이전보다 넓고 긴 안목으로 중국을 껴안으려는 경향을 보였다.

미국은 중국을 겨냥해 군사 역량과 보호무역주의, 외교 경쟁을 강화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협상과 타협의 여지도 넓혀 왔다.

지금 중-미 관계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모순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진다. 문제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미국 국내 정치의 주요 의제로 떠오른 중국의 막대한 대미 무역 흑자다. 이는 미국 정가에 전례 없는 보호무역 분위기를 유발했다.

둘째, 중국의 지속적인 군사력 확대다. 이는 미 군사 전략가와 보수파의 큰 근심거리다. 이제 미국에서 ‘중국 군사 위협론’은 대만 문제보다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셋째, 외교와 경제 측면에서 중국의 급속한 영향력 확대다. 미국 외교정책 담당 엘리트들은 이를 시기와 걱정, 두려움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이 가장 중시해야 할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무역마찰이다. 중국은 미국 국내 정치의 동향과 이 문제의 장단기 해결 방안을 분명히 파악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중-미 관계를 보호하고 외부 환경을 중국에 유리하게 만들 수 있으며 경제적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이렇게 할 때만 미국의 보호무역 추세가 위험한 지경에까지 이르는 것을 방지하고 중국의 경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무역마찰과 관련해 중국은 세 가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첫째, 중-미 무역 갈등의 구조적 원인이 불균형적인 중국의 발전 모형에 있다는 사실이다. 둘째, 대부분의 미국인은 무역 갈등의 원인이 단순히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있는 것으로만 본다는 사실이다. 셋째,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전반적으로 큰 이익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군사 현대화를 추진하면서 중장거리 미사일의 발사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군사력을 계속 증강하는 동시에 이 때문에 빚어질지 모르는 외부 세계의 불리한 반응도 줄여 나가야 한다.

중국은 또한 북핵 6자회담에서 주도권을 회복해야 한다. 최근 1년간 중국에 반(半) 적대적인 모습을 보여 온 북한도 설득해야 한다. 전략전술상 좋은 기회를 앉아서 놓쳐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이를 과도하게 이용해서도 안 된다. 최근 대외전략의 중요한 키워드가 ‘국제적 책임’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오늘날 중-미 관계는 중·단기적으로는 이상적인 상태다. 그러나 최근의 부정적인 상황은 2005년 가을 이후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1차 중-미 전략경제대화는 성공하지 못했고 2차 대화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개선하는 데 실패했다. 중국이 위성 요격에 성공하자 미국의 ‘중국 군사 위협론’은 재발됐다. 중국을 향한 미국 여론은 최근 더 나빠졌고 조지 W 부시 정부는 최근 국내의 보호무역 압력에 대항하지 못한 결과 중국에 몇 가지 무역 보복을 가했다.

한편으로 미국과 서방은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 직전을 중국이 쉽게 상처를 입을 수 있는 기간으로 보고 양보를 얻기 위한 압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이에 따라 중-미 관계는 갈수록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무역 갈등이 제재와 반발, 보복의 대결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대만 문제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큰 장애가 될지도 모른다. 중국은 이 같은 중-미 관계 악화의 가능성을 없애거나 최소한으로 줄이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스인훙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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