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진보연대에서 ‘進步’를 빼야 할 이유

  • 입력 2007년 1월 10일 2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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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빵에 국화가 없고 붕어빵에 붕어가 없다지만 그제 준비위원회 출범식을 연 ‘진보연대’에는 진정한 진보(進步)가 없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친북반미 성향의 이른바 민족해방(NL)계열을 중심으로 구성된 진보연대의 면면을 보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평택 미군기지에 반대하는 폭력시위에 상습적으로 관여한 통일연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같은 단체가 대거 망라돼 있다. 이들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해도 북의 수령독재(首領獨裁)를 열렬히 편드는 세력이다.

본래 진보는 평등과 복지를 중시하고 그 실현 수단으로 국가 개입을 강조한다. 그렇다고 자유와 경제성장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진보가 말하는 평등도 기회의 평등이지, 사회경제적 결과까지 똑같아야 한다는 기계적 평등주의는 더욱 아니다.

진보와 보수는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해 경쟁하면서 상호 보완하는 개념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시장과의 무역장벽을 없애 우리 경제를 살찌울 한미 FTA는 진보의 이념에 반(反)하는 것이 아니다. 폭력을 휘두르며 주장을 관철하려는 투쟁방식도 진보와 거리가 멀다.

그런데도 북한의 수령독재에 맹종(盲從)하면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수구(守舊) 친북좌파가 언제부턴가 진보의 탈을 쓰고 활개치고 있다. 이들은 대량살상무기인 핵까지도 북이 만들면 지지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굶어죽거나 인권 탄압에 시달리는 데 대해서는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그러고도 진보를 참칭한다. 프랑스식 좌파도 아니고 중국식 좌파도 아니다. 세계에 유례가 없는 별종 좌파이고, 진정한 진보를 욕되게 하는 사이비 진보일 뿐이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총괄 상임이사 등 보수 진보 인사들은 어제 화해와 상생을 다짐하는 신년 모임을 열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생각과 주장을 존중하고 어떤 경우에도 폭력적 불법적 집단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달리 진보연대는 진정한 진보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 북의 세습독재를 찬양하고, 북한 체제의 비호(庇護)를 받으면서, 자신들이 먹고살아 가는 대한민국을 분열시키고 폭력으로 위협하는 단체들이 ‘진보연대’라면 사전(辭典)을 고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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