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기자의 퀵 어시스트]‘연봉킹’ 자존심 대결

  • 입력 2006년 6월 2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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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훈(34·삼성)과 김주성(29·동부)은 지난 시즌 프로농구 연봉 공동 1위였다.

마치 둘이 연봉 협상에서 짜기라도 한 듯 똑같이 4억2000만 원에 사인했다.

도대체 이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을까.

1년 전 이맘때로 돌아가 보자. 당시 TG(현 동부)는 이들의 연봉이 같은 데 대해 우연의 일치라고 말했다.

하지만 치열한 눈치작전의 결과였던 것 같다. 서장훈이 연봉 협상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먼저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뒤 김주성은 그 다음 날 계약을 매듭지었기 때문이다.

TG는 팀을 정상으로 이끈 김주성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서장훈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운 것. 다만 김주성이 서장훈보다 다섯 살 어리다는 점을 감안해 똑같은 액수로 결정했다.

올해 역시 시즌은 진작 끝났지만 연봉 킹을 향한 이들의 대결은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선수 등록이 마감되는 30일을 앞두고 막바지 연봉 협상이 뜨거운 것.

현재 최고 연봉은 자유계약 선수로 풀린 뒤 오리온스와 재계약한 김승현의 4억3000만 원이다.

서장훈과 김주성은 일단 김승현을 제칠 것으로 보인다. 프로농구 역대 최고 연봉 기록인 2002년 서장훈의 4억3100만 원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서장훈은 지난 시즌 삼성이 5년 만에 다시 우승컵을 안는 데 앞장섰다. 김주성은 동부가 4강에서 탈락하기는 했어도 한국농구연맹(KBL)이 발표한 공헌도에서 전체 1위에 올랐다.

서장훈은 평소 후배 김주성과 비교되는 것에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지만 ‘돈=실력’으로 평가되는 프로 세계에서 연봉만큼은 뒤지고 싶지 않다. 김주성 역시 내년 자유계약 선수로 풀리는 만큼 간판다운 대접을 받고 싶어 한다.

그래서인지 삼성과 동부의 연봉 협상 실무자들은 머릿속이 복잡하기만 하다. 상대편 협상 테이블까지 예의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 마지막 순간까지 사인을 미룰 공산이 크다.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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