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기자의 히트&런]해도 너무한 미국의 텃세

  • 입력 2006년 3월 14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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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선수가 팀이 아닌 국가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WBC에서는 연일 이변이 벌어지고 있다.

본선이 시작된 13일에도 우승후보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가 아마추어 팀 쿠바에 2-7로 졌고, 또 다른 우승후보 도미니카공화국도 푸에르토리코에 1-7로 대패했다.

이변은 많을수록 재미있다. WBC 초대 대회 역시 잇단 이변 퍼레이드 속에서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렇지만 이미 한 번 이변의 희생양이 됐던 미국은 같은 경험을 두 번 하고 싶진 않았나 보다. 13일 미국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경기. 결과는 미국의 4-3 역전승이었지만 공감하는 팬은 많지 않았다. 실력보다는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이 흥미로운 이변의 연출을 막았기 때문.

3-3 동점이던 8회 초 일본의 공격. 1사 만루에서 이와무라 아키노리의 좌익수 뜬공 때 3루 주자 니시오카 쓰요시는 태그업 플레이로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그러나 미국인 구심(밥 데이비슨)과 2루심(브라이언 나이트)은 미국 팀의 항의를 받고는 좌익수가 공을 잡기 전 니시오카가 홈으로 뛰었다며 득점을 취소하고 말았다. 일본으로선 땅을 칠 일이었다.

오 사다하루 일본야구대표팀 감독은 “야구의 종주국인 미국에서 이런 일이 생기다니 믿을 수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 기자들도 심판의 오심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14일에는 한국이 미국을 상대한다. 누구나 미국의 승리를 예상하고 심판원 역시 한국 편이 아니다.

이런 때일수록 한국이 미국을 꺾는 이변을 연출하기를, 심판의 판정 따위로도 바꿀 수 없는 확실한 승리를 거두기를 기대한다.

이헌재 기자 애너하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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