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할인마트사 전방위 추석선물내역 인터넷 공개돼

  • 입력 2005년 9월 23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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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의 한 대형할인마트가 지역 기관단체장과 언론사 간부들에게 전방위 추석선물을 보낸 내역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노동당 동해삼척지역위원회 김진주 사무국장은 지난 21일 민노당 강원도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대형할인마트사가 강릉지역의 시청과 경찰서, 보건소, 소방서, 노동부, 언론사 등에 대규모 추석선물을 돌렸다”고 폭로하고 선물내역을 낱낱이 공개했다.

김 씨가 “강릉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할인마트가 ‘2005년 추석 선물’ 명목으로 각 기관에 제공한 선물 내역”이라며 공개한 자료에는 전체 선물 액수가 300여만 원에 이른다.

자료에 따르면 할인마트는 시장과 보건소장, 경찰서장 등에게 148,000원 상당의 수삼세트를 보냈고 OO과장, 보건소 OO계장, 소방서 OO과장, 경찰서 OO과장, 노동부 관계자 등에게 55,000원 상당의 건강보조식품 세트를 보냈다.

또 방송국 고위 간부들에게는 199,200원과 110,000만원 상당의 건강보조식품이 갔다.

이밖에 시청과 보건소, 경찰서의 일부 간부들에게는 49,800원 상당의 선물이 제공됐다.

현행 공무원 행동강령에는 ‘공무원은 3만 원 이상의 선물이나 접대는 받지 못한다’고 돼있다.

대형할인마트 관계자는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조직적으로 뇌물처럼 보낸 것이 아니고 추석을 맞아 감사의 표시로 보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공개된 자료의 대상 모두가 아니라 일부에게만 보냈고 품목과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고 말했다.

사건이 불거지자 할인마트 관계자는 22일 소명자료를 내고 “게시판에 게재된 리스트의 경우 추석을 맞이하여 개인적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려고 별 생각 없이 나열한 메모형식의 명단”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선물제공 여부에 관해서는 “선물 제공여부는 게재된 사실과 전혀 다르다. 일부 공무원(7명)에 대하여 개인차원에서 약소한 성의의 표시로 키위세트(19,800원) 및 신고배(입점가 29,800원)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처음 의혹을 제기한 김 씨는 이날 곧바로 반박의 글을 민노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렸다.

그는 “할인마트가 내게 직접 전달한 소명자료와 22일 일반에 공개한 소명자료는 내용이 틀리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시청 모 과장에게 44,800원 상당의 신고VIP2호, 시청 모 계장에게 동일한 물품, 경찰서 모 지구대에 전달했다가 회수했다는 55,000원 상당의 포세이돈XO, 언론사 다섯 군데에 전달한 양주 및 신고Gold와 44,800원 상당의 신고VIP 등에 관해서는 왜 아무 말도 없냐”고 따졌다.

이와 관련해 강릉경찰서 정보과장은 “추석기간 아예 경찰서의 문을 닫고 외부인 출입을 금지시켰다”며 “할인마트에서 문을 닫아 놓으니 선물을 와서 가져가라는 전화가 왔다. 하지만 선물을 받지 않았고 술병을 본 일도 없다”고 주장했다.

강릉시청 관계자도 “시청 관련자들이 선물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감사실에서 확인 중이다"고 말했고, 강릉소방서 관계자는 ”해당 리스트의 선물은 결코 받지 않았다. 양말이 들어왔으나 모두 반납했다“고 말했다.

강릉보건소도 “전혀 사실이 아니고 감사실에서 진상 조사 중이다. 19,800원 상당의 키위세트를 받은 게 전부”라고 밝혔다.

한편 김 씨는 “2003년 및 2004년도에도 선물을 줬다는 자료가 또 있다”며 추가공개의 가능성을 내비쳐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민노당 홈페이지의 추석선물 리스트와 소명자료 >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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