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부대 일병이 수류탄1-소총40여발 난사…장병 8명 사망

  • 입력 2005년 6월 20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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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 살려내라”19일 새벽 최전방 감시소초(GP)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숨진 병사의 유족들이 경기 양주시 은현면 국군양주병원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로 들어서면서 오열하고 있다. 양주=신원건 기자
“내 아들 살려내라”
19일 새벽 최전방 감시소초(GP)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숨진 병사의 유족들이 경기 양주시 은현면 국군양주병원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로 들어서면서 오열하고 있다. 양주=신원건 기자
19일 전방부대에서 선임병의 ‘언어폭력’에 불만을 품은 사병이 내무반에서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장교와 사병 등 8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번 사건은 군 기강의 총체적 해이를 단적으로 보여 준 사례로 해당 부대 및 상급부대 관계자에 대한 지휘책임론과 함께 군 수뇌부에 대한 인책론이 강하게 일 것으로 보인다.

육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반경 경기 연천군 중면 중부전선 육군 모 사단 예하 최전방 감시소초(GP) 내무반에서 김모(22) 일병이 미리 준비한 수류탄 1발을 던진 뒤 K-1소총 40여 발을 난사해 소초장인 김종명(26) 중위와 상병 7명이 숨지고 일병 2명이 크게 다쳤다.

육군은 사건 발생 10여 분 후 함께 근무하던 후임 소초장이 부대원들을 GP 건물 옥상에 집결시킨 뒤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일병으로부터 범행을 자백 받아 군 합동조사기관으로 넘겼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직후 육군 측은 군용헬기와 앰뷸런스로 시신을 4개 군 병원에 분산 안치했다가 유족들의 요구로 이날 밤 국군수도병원으로 모두 옮겼다. 부상자 2명은 국군 양주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김 일병은 대학을 휴학하고 지난해 12월 입대한 뒤 올 1월 중순 이 부대로 전입했다고 육군 측은 설명했다.

육군 관계자는 “김 일병이 군 수사에서 ‘고참들이 툭하면 욕설을 퍼부어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군 수사기관은 사건 전날 부대원들이 농구시합을 할 때 응원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선임병들이 김 일병을 나무랐다는 부대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부상자 명단:

△사망자(8명)

김종명(26·중위·학군 41기) 전영철(22·상병) 조정웅(22·상병) 박의원(22·상병) 이태련(22·상병) 차유철(22·상병) 김인창(22·상병) 이건욱(22·상병)

△부상자(2명)

김유학(22·일병) 박준영(22·상병)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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