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장은 히말라야 8000m급 고봉 14좌와 7대륙 최고봉 완등(完登)에 이어 남극과 북극점 정복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수많은 좌절 끝에 얻은 결실이기에 의미가 더욱 각별하고 크다.
인류의 탐험사가 말해 주듯 위대한 모험가의 성취는 한 개인의 영광을 넘어 그를 낳고 길러 준 국가와 민족의 자존심 고양과 도약의 발판으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원정대가 북극점에 새긴 발자취는 대한민국 국민이 다 함께 남긴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내부 분열, 흔들리는 안보, 그리고 중국과 일본의 아전인수식 역사 도발 등으로 큰 홍역을 앓고 있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 달성 당시의 국운(國運) 상승 분위기와 국민 통합의 열기는 식은 지 오래다.
하지만 서울대 황우석 교수와 삼성전자 황창규 사장 등 생명공학기술(BT), 정보기술(IT) 분야 선구자들의 획기적인 연구성과와 기술 개발은 한국인의 자긍심을 일깨웠다. 또 서울대 백성희 교수팀이 열악한 연구 환경 속에서 암 전이 억제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세종대 박진숙 교수팀이 도안한 안전표지판 8종이 국제표준안으로 채택된 것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일으켰다. ‘박영석 북극점 원정대’의 북극점 도달 및 박 대장의 산악 그랜드슬램 달성은 21세기 한국인의 위대한 성취로 기록될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한국인 각자의 강인함과 열정, 창의력을 국민적 자산으로 발전 승화시켜 나라와 겨레의 앞날을 밝혀 나가는 일이다. 12일경 귀국하는 원정대를 ‘영웅’으로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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