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 튼튼해야 생활이 즐겁다]<2>현대인의 고민, 변비

  • 입력 2005년 1월 9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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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배설은 먹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기능이다. ‘배설의 쾌감’은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그래서 배설이 어려우면 스트레스가 심할 수밖에 없다. 주당 배변 횟수가 3번이 안되거나 변기에 앉아도 쉽게 변을 보지 못하면 변비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년간 변비 환자는 크게 늘었다. 어린이 환자도 증가 추세다. 서구화된 식생활과 적은 활동량, 스트레스 등이 주요 원인. 그래서 변비를 현대병, 문명병이라 부르는 것이다.

좌변 문화 때문이란 주장도 있다. 좌변기에 앉아 변을 볼 때 힘을 잘못 써서 변비가 된다는 것. 항문에 힘을 준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배에만 힘이 들어가 항문이 닫혀버린다. 이 경우 변비약은 전혀 듣지 않는다. 내시경을 통해 근육사용법(바이오피드백)을 익히면 80% 이상 효과를 본다.

그러나 이 경우가 아니라면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게 최선의 예방법이자 치료법이다.

○패스트푸드-냉동식품은 변비 유발

아침식사는 꼭 먹어야 한다. 위→대장→직장으로 이어지는 연동운동이 활발해야 변을 잘 보는데 아침식사를 거르면 이 운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부득이하게 아침식사를 거른다면 찬물 2잔이나 찬 우유 1잔이라도 마시도록 하자.

다이어트 때문에 식사량을 턱없이 줄이면 역시 변비에 걸리기 쉽다. 이 경우에도 장의 연동운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소화가 잘 안 된다고 부드러운 음식만 찾는 것도 좋지 않다. 패스트푸드와 냉동식품 또한 변비에는 좋지 않은 음식이다.

○식이섬유가 답이다

한국영양학회의 식이섬유 하루 권장량은 20∼25g. 그러나 채식을 많이 할 것 같은 한국인은 의외로 식이섬유가 부족하다. 1990년 조사에서 한국인은 평균 17.3g밖에 먹지 않았다. 최근 실시된 한 조사결과 여대생들은 평균 15g만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이섬유가 모자라면 변이 잘 안 만들어지고 변이 나올 것 같은 기미도 안 느껴진다. 설령 변을 본다 해도 딱딱해서 ‘일’을 치르기가 쉽지 않다.

평소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골라 먹자. 콩 통밀 호밀 보리 등 잡곡, 브로콜리 양배추 당근 셀러리 등 채소, 귤 사과 포도 복숭아 등 과일, 김 미역 등 해조류가 좋다.

최근 시리얼, 음료수 등 식이섬유를 보강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일일이 찾아서 먹기 힘들다면 이런 식품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콩을 주목하라

변비 해소에 가장 좋은 음식을 하나만 고른다면? 많은 전문가들이 콩을 들 것이다.

우선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최근에는 콩에 들어있는 올리고당 성분이 변비 완화에 좋다는 연구결과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일본의 한 의학연구소에서 주당 3.5회 변을 보는 사람에게 올리고당 1g을 먹인 결과 횟수가 4.5회로 늘었다. 2g으로 용량을 늘렸더니 횟수는 5회로 늘었다. 올리고당을 끊자 변을 보는 횟수는 예전으로 돌아갔다.

올리고당은 장내 유산균의 번식과 활동을 돕고 장운동을 촉진시켜 변이 장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고 배변을 원활하게 해 준다.

(도움말=영동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효진 교수,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풍렬 교수, 소아과 박화영 교수)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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