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48기 국수전… 유행에 민감한 조훈현 9단

  • 입력 2004년 11월 14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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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유행을 모르면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다. 그러나 50대인 조훈현 9단은 바둑에 관한 한 유행에 민감하다. 좌하귀의 밀어붙이기 정석은 최근 젊은 기사들이 즐겨 쓴다.

흑의 입장에서 변화를 주도해야 하는 이 정석에서 조 9단은 흑 29와 같은 최신 버전을 구사했다. 여전히 바둑계의 유행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흑은 45로 좋은 형세를 이끌어 냈다. 여기에 흑 85까지 하변에 50여 집의 대가를 형성해 우세를 잡았다.

그러나 105의 곳에 붙이는 맥점을 놓친 흑 87, 89가 소극적이었던 반면 백은 활기찬 92, 94로 형세를 따라잡았다.

중반으로 가면서 조 9단답지 않은 행마가 이어졌다.

122의 곳에 뛰지 않은 흑 117, 119는 우상귀 흑의 안전만을 고려한 실착이었고 128의 곳으로 침투해 좌상의 백을 깨지 않은 123도 소극적이었다.

결국 참고도 흑 1처럼 한발 더 들어가지 않은 흑 127이 패착이었다. 참고도와 실전을 비교하면 한 수 차이가 난다. 평소 후배들의 바둑을 몰아치는 조 9단이 중반 내내 몸을 사리는 행마를 했다는 게 의외였다. 형세를 지나치게 낙관했기 때문이다.

이후 진행은 백 140, 164 등 다부진 펀치를 날린 백의 독무대. 막판 백 176과 흑 181의 맥점 공방이 관전자의 주목을 받았다. 121…92, 227…114, 234…63. 소비시간 백 3시간55분 흑 1시간33분, 257수 끝. 백 3집반 승.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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