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3곳 박빙]‘20년知己’ 이부영-김충환 선후배 대결

  • 입력 2004년 4월 16일 0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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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정치적 동지’인 열린우리당 이부영 후보와 한나라당 김충환 후보가 ‘정면대결’을 벌인 서울 강동갑도 명승부가 펼쳐진 지역.

서울대 정치학과 선후배인 이 후보와 김 후보는 각각 3선 국회의원과 2선 구청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선거운동 시작 전부터 치열한 경합이 예상됐던 곳이다.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는 0.3∼0.6%의 간발의 차이로 이 후보의 우세로 나타났다. 출구조사 직후 이 후보는 미세한 차이에 불안해 하면서도 “운동 기간 내내 앞서왔기 때문에 근소한 차이지만 승리를 자신한다”고 장담했다. 김 후보도 “출구조사에서 무응답층은 전통적 한나라당 지지자인 노년층이다. 역전을 장담한다”며 기세를 올렸다.

개표 시작 직후 1시간 동안 두 후보는 100표 이내의 숨막히는 레이스를 벌였다. 두 후보 선거운동원들은 사무실과 개표장에서 “역전이다” “왜 또 뒤집히는 거야”라며 환호와 탄식을 쏟아냈다. 표차가 거의 없는 접전이 이어지자 두 후보는 오후 8시를 전후해 초조한 듯 사무실을 떠났다.

오후 9시30분을 넘기면서 김 후보가 1000표 이상 앞서가기 시작하자 지지자 100여명이 사무실 주위로 몰려들었다. 10시35분경 김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자 김 후보는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기쁨을 나눴다.

김 후보는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 후보를 이겨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지지자 박경배씨(47)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막판 역전패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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