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빅리그 포기안해”…訪美 이승엽 빈손귀국

  • 입력 2003년 11월 27일 17시 43분


코멘트
모두가 깜짝 놀랄만한 중대발표는 없었다.

미국 방문 뒤 27일 귀국한 이승엽은 인천공항에서 인터뷰를 갖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뒤 “일본으로 가거나 삼성으로 돌아가는 일은 생각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메이저리그 도전 시한(데드라인)을 언급했다. 그는 “시간이 필요하다. 12월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 만약 해를 넘기면 (메이저리그 진출이) 힘든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음달 안에 승부를 보겠다는 의미.

그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미국프로야구에서도 ‘스토브리그’는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 자유계약선수(FA) 시장과 트레이드가 이때부터 활발해진다. 구단 고위관계자들이 총집결해 선수 이동이 요동치는 ‘윈터미팅’도 12월 13일 열린다. 아직 ‘스토브리그’가 시작되기도 전에 결말을 보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사실 개인적으로 미국에 가는 시점이 조금 빨랐다고 생각한다. 그게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현지의 분위기에 대해선 “일본과 한국 야구의 차이가 느껴졌다. (한국 야구의) 실력은 인정하지만 (구단들이) 뭔가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낮게 평가하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자존심을 굽힐 의사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내게 기회를 주고 금전적으로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조건이기를 바란다”며 “팬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대우를 받으며 갈 수는 없다.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구단에서 어떤 금액을 제시했는지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고 했지만 “LA 다저스가 아무래도 교민이 많아 큰 힘이 된다”며 다저스를 선호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승엽이 12월까지 협상을 진행한다고 밝힘에 따라 메이저리그 진출은 이제 장기화 양상으로 들어갔다. 에이전트인 SFX측은 이승엽을 원하는 구단들과 수차례 오퍼를 주고받으며 최대한 좋은 조건을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이승엽은 “상황에 따라 다음달 다시 미국에 갈 수도 있다”고 했다. 그가 다시 미국행 비행기를 탄다면 그땐 계약서에 사인하러 가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크다.

인천=김상수기자 s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