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미셸 위, 290야드는 ‘가뿐’

  • 입력 2003년 9월 16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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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장타자들도 13세 소녀의 괴력에 혀를 내둘렀다.

16일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 힐크레스트GC(파71)에서 벌어진 ‘크래프트나비스코 스킨스게임’. 19일 개막되는 미국PGA 2부투어(네이션와이드투어) 앨버트슨 보이시오픈에서 올 시즌 두 번째 성대결을 벌이는 미셸 위가 앞서 열린 이 특별이벤트에 초청받아 특유의 장타 실력을 유감없이 떨쳤다. 그것도 올 시즌 미국PGA투어 장타 랭킹 선두(319.6야드)인 행크 퀴니, 2위(314.7야드) 존 댈리(이상 미국) 앞에서 거침없는 스윙을 과시한 것.

이날 댈리와 짝을 이룬 미셸 위의 상대는 퀴니와 미국LPGA투어 통산 48승의 ‘거장’ 낸시 로페즈(미국) 콤비. ‘거리가 너무 나가 오히려 고민’이라는 미셸 위는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해 12번홀(파4)에서 출전선수 4명 가운데 유일하게 파 세이브하며 프로 선배들을 머쓱하게 했다. 293야드의 짧은 파4홀인 15번홀에서는 300야드를 넘나드는 자신의 장타 실력을 마음껏 과시했다. 힘차게 휘두른 드라이버샷은 그린 근처까지 날아갔다. 미셸 위는 이어 칩샷을 가볍게 컵 바로 옆에 떨어뜨리는 정교함까지 자랑했다.

16번홀(파5·535야드)에선 290야드짜리 드라이버 티샷을 날린 데 이어 3번 아이언으로 한 세컨드샷을 그린 뒤쪽에 떨어뜨려 2온에 성공했다. 이글을 노린 10.6m짜리 퍼트가 컵을 살짝 돌아 나오자 갤러리들은 일제히 탄성을 올렸다.

막판 3개홀 연속 버디를 낚은 미셸 위는 1언더파 34타의 성적으로 퀴니(33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댈리와 로페즈는 나란히 36타. 경기가 끝난 뒤 퀴니는 “미셸 위의 플레이는 환상적이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셸 위는 “장타자들과 함께 경기를 해 많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각자 플레이를 한 뒤 좋은 성적을 그 팀의 성적으로 하는 포볼방식으로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미셸 위-댈리조는 9000달러를 차지해 1만6000달러를 따낸 퀴니-로페즈조에 졌지만 승부는 그리 큰 의미가 없었다.

상금 9000달러를 모두 이 지역 대학발전기금으로 전달한 미셸 위는 보이시오픈에 나가 여자선수로는 아무도 성공한 적이 없는 남자대회 컷 통과에 도전한다. 미셸 위의 출전으로 2부 투어인 이 대회엔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벌써 60군데 이상의 신문 방송사가 취재신청을 했고 갤러리 입장권 판매도 예년보다 껑충 뛰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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