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국제사회 위협 그만 하라

  • 입력 2003년 1월 12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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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지난주 말에는 미사일 시험발사까지 재개할 수 있다고 한 걸음 더 나갔다. 북한 미사일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에 당장 현실적인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핵무기와 또 다른 차원에서 국제사회를 긴장시키는 행동이다. 전세계를 인질로 삼고 벌이는 북한의 위험천만한 도박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걱정이다.

북한은 전례없는 평양시 100만명 군중대회를 열어 내부적 투쟁 의지를 다짐했다. 노동신문 논평은 이어 “미국이 도전해온다면 침략자들의 아성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라고 말해 스스로를 국제적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이 같은 행동은 북한의 호전성을 전세계에 알리는 시대착오적 행태로 비칠 뿐이다. 북한은 그런 협박성 언행보다 자신이 일으킨 핵 위기에 대해 국제사회를 납득시킬 만한 조치를 취했어야 옳다.

북한의 의도는 위협을 통해 북-미(北-美)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라고 하나 이는 성공하기 어려운 전략임을 알아야 한다. 상대방에 비수를 들이대면서 대화를 종용할 때 어느 나라가 굴복하고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북한이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를 이끌어낸 벼랑끝전략이 이번에도 통하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상황은 그 때와 다르다.

북핵문제 해법의 가닥을 잡는 데 있어 오늘 열리는 노무현(盧武鉉) 당선자와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의 면담은 대단히 중요하다. 흔들림 없는 한미공조야말로 ‘불량국가’ 북한을 상대하는 가장 효과적 무기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금은 여중생 사망사고와 촛불시위 등으로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중차대한 시국이다. 노 당선자로서는 미국측과 최초의 공식 대면이기도 하다.

노 당선자측과 미국은 이번 모임에서 상호 신뢰를 재확인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갈수록 강경한 제스처를 보이는 북한에 대해 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국제사회의 불안을 해소시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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