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코리아텐더號는 어디로…

  • 입력 2002년 12월 4일 17시 46분


이 유니폼을 어찌하오리까…“그동안 정들었었는데…” 코리아텐더의 황진원이 이제는 못입게 될 가슴에 세계박람회가 새겨진 유니폼을 들어보이고 있다.여수〓김종석기자
이 유니폼을 어찌하오리까…“그동안 정들었었는데…” 코리아텐더의 황진원이 이제는 못입게 될 가슴에 세계박람회가 새겨진 유니폼을 들어보이고 있다.여수〓김종석기자
“그동안 워낙 큰 일들을 겪어서 그런지 아무렇지도 않네요.”

코리아텐더 농구단 직원들과 선수들은 3일 밤 늦은 시간까지 구단 사무실과 숙소에서 2010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 투표를 초조하게 지켜봤다. 자정 무렵 여수시의 탈락이 확정되자 이들은 담담한 표정으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 각자 잠자리를 찾아 흩어졌다.

모기업의 지원중단으로 주전까지 다른 구단에 팔아가며 간신히 연명해온 코리아텐더가 다시 위기를 맞았다. 박람회 유치가 확정되면 여수시로부터 받기로 되어있었던 지원금이 날아가 버렸기 때문. 또 박람회가 구단 매각에도 큰 도움을 줄 있다는 꿈도 깨졌다.

유치 실패에 따라 코리아텐더는 당장 올 시즌도 버티기 힘든 궁지에 몰렸다. 시즌 개막 직전 전형수를 모비스로 넘기면서 받은 2억5000만원은 구단 운영비로 거의 다 써버렸다.

존립마저 위태로운 농구단을 살리기 위해 뛰고 있는 두 곳은 구단 사무국과 ‘푸르미 농구단 여수연고지 유지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이들은 박람회 유치가 무산된 뒤 4일 오전 긴급 회의를 열고 구단과 시민대책위가 공동으로 7일 ‘푸르미 사랑만들기’란 후원회 행사를 열기로 했다. 지역 유력 인사와 시민 등 5000명에게 1만원짜리 티켓을 팔아 팀 운영의 급한 불부터 끄기로 한 것.

구단과 시민대책위가 정작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10일로 예정된 광고설명회. 여수산업단지내 입주 기업들을 상대로 선수단 유니폼과 체육관 바닥, 현수막 광고를 유치하는 자리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5억원의 자금을 유치, 넉넉지는 않지만 올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다. 또 지역 연고 기업들을 상대로 한 인수기업 물색도 전방위로 펼칠 계획.

시민대책위 이상훈 공동운영위원장(여수YMCA 사무총장)은“농구단이 그동안 여수시민에게 끼친 긍정적인 영향이 지대하다”며 “올 시즌이 끝난 뒤에도 인수 기업이 나서지 않으면 지역 상공인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민구단으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코리아텐더 선수단 역시 지난 일은 잊어버리고 이상윤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시즌 초반 돌풍을 끝까지 이어가겠다는 각오. 간판스타 황진원은 “우리의 실력말고는 다른 무엇도 의지할 수 없다”며 “어떤 어려움도 뚫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수〓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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