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키메데스의 부력의 원리에 따라 맥주의 기포는 떠야 한다. 그러나 19세기 영국의 과학자인 조지 스토크스는 기네스 흑맥주 속 기포가 아래로 가라앉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르키메데스 대 스토크스의 대결은 1999년 호주 과학자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종식됐다. 결과는 무승부. 컵 속의 기포는 아래로 내려가기도 하고 위로 올라가기도 하지만, 흑맥주의 검은 색깔 때문에 바닥으로 가라앉는 컵 가장자리의 기포만이 보였던 것이다.
기네스 흑맥주의 기포는 대부분 위로 뜬다. 특히 맥주컵 가운데 부분의 기포는 올라가는 속도가 빨라 맥주도 함께 끌고 간다. 기포와 함께 올라간 맥주는 컵의 아래 부분을 다시 채워야 하므로 컵 가장자리를 따라 밑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다.
이때 컵 가장자리에서는 아래로 내려오는 맥주가 위로 뜨려는 기포를 밑으로 끌어당기므로 부력이 약한 작은 기포가 바닥에 가라앉게 되는 것이다.
기포는 최근에야 그 비밀이 벗겨지고 있는 신비로운 존재다. 과학동아 12월호는 과학자들이 밝혀낸 기포에 대한 이모저모를 다뤘다. 버뮤다 삼각지대의 비밀은 기포 때문이라는 가설, 우주정거장에서 발생하는 기포가 우주 실험의 가장 큰 골칫덩어리인 까닭, 기포가 마이크로 세상에서 점점 중요해지는 이유를 살펴볼 수 있다.
박미용 동아사이언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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