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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1월 28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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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협수혜주로 거론되면서 27일 장중에 강세를 보이던 현대상선 현대건설 등 현대그룹주와 일부 건설 섬유업체들의 주가는 28일 보합권에 머물거나 급락세를 탔다.
우리증권 송창근 연구원은 “요즘 매기 순환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데다 투자자들이 단기테마의 유혹을 뿌리치고 테마나 종목을 가려서 투자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80년대 중반 이후 15년 가까이 한국 증시를 떠돌고 있는 남북경협테마는 증권가에서 함량이 떨어지는 테마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증권가에서 말하는 ‘힘 있는 테마’란 장기적으로 기업 수익의 꾸준한 증가를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주5일 근무제 수혜주’가 좋은 예다. 그 다음으로는 ‘폭설수혜주’처럼 장기적으로는 이렇다할 효과가 없지만 단기적으로 수익 제고 효과가 분명한 테마를 친다.
남북경협테마는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에 불확실성이 너무 크며 오직 투자자들의 연상심리에 기대어 형성되는 저급한 테마라는 평가다.
첫째, 경협에 참여하는 기업이 가시적인 수익 증가 효과를 얻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현대증권 오성진 종목팀장은 “내년에 공단개발에 착수한다 해도 빨라야 2005∼2006년은 돼야 입주가 가능하며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려면 또다시 3∼4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결국 2010년은 돼야 투자 성패를 알 수 있다”고 전망했다.
둘째, 기업 수익력 제고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다. 주변 종목인 섬유 의류 신발 등 일부 사양업종 기업은 공장 이전 등으로 북한의 저임금 저기술 노동력을 활용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수익력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흔히 경협수혜주로 간주하는 대형주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펀더멘털상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셋째, 무엇보다 불확실성이 크다는 게 큰 약점. 송 연구원은 “북한 핵 문제 등 정치 군사적인 쟁점에 따라 크게 휘둘리는 상황에서는 투자심리가 얼어붙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남북경협수혜주는 가시적인 효과가 드러날 때까지는 섣불리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권고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