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최경주 “우즈 잘 만났다”

  • 입력 2002년 10월 16일 17시 58분


“몸이 근질근질해 혼났어요.”

평소 감기 한번 걸려 본 일이 없었는데 덜컥 입원까지 했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역도 선수 출신인 ‘필드의 탱크’ 최경주(32·슈페리어·사진)는 타고난 강골. 다부진 인상만큼이나 탄탄한 체구에 아파 본 경험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호사다마였을까. 지난달 23일 미국PGA투어 탬파베이클래식에서 시즌 2승을 달성한 뒤 갑작스러운 맹장수술로 병원신세를 졌다. 그런 최경주가 3주간의 ‘가을 방학’을 마치고 필드에 돌아온다. 17일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디즈니 매그놀리아GC(파72)에서 개막되는 디즈니 클래식(총상금 370만달러)은 바로 그의 복귀무대.

수술대에 오른 뒤 1주일만에 훌훌 털고 일어선 최경주는 2주 동안 컨디션을 조절하며 컴백에 대비했다. 12일 자신의 집이 있는 휴스턴에서 대회 장소인 올랜도로 이동한 최경주는 연습라운드를 돌며 꼼꼼하게 코스를 분석했다. 3주만의 출전만으로도 가슴이 뛸 텐데 이번 대회는 최경주에게는 이래저래 의미가 많을 듯 싶다. 쉬는 동안 17위에서 19위까지 떨어진 상금 랭킹을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 자신의 소원인 내년 시즌 마스터스 출전을 위해서 연말 상금랭킹 40위안에 들어야 하기 때문. 또 명실상부한 톱프로의 잣대로 통하는 시즌 상금 200만달러 돌파도 노리고 있다. 올 시즌 193만9120달러를 벌어들인 그는 16위 이내에 들면 그 목표를 이룬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역시 지난달 라이더컵 이후 3주만에 대회에 나선다. 지난달 두 번째 우승컵을 안은 뒤 “설사 우즈가 출전했더라도 나를 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던 최경주로서는 제대로 실력을 겨뤄보겠다는 각오.

최경주는 이 대회를 시작으로 다음주 뷰익챌린지에 이어 상금 30위까지만 출전권이 주어지는 ‘제5의 메이저’ 투어챔피언십까지 3주 연속 출전한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시즌 막판 상승세도 탈 수 있다.

일단 ‘톱10’ 진입을 노리는 최경주는 “뜻하지 않은 맹장염으로 애를 태웠지만 이제 아무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충분한 휴식으로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