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강력 주택대책 덕에 ‘유동성 장세’ 온다고?

  • 입력 2002년 9월 10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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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유동성 장세’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시중자금이 부동산에서 증시로 옮겨와 주가를 끌어올려 주기를 바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선임연구위원은 90년 이후 유동성 장세를 분석하고 “현 장세에서 가능성은 있지만 조짐은 보이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과거 유동성 장세의 유형을 분석해 징후를 확인한 뒤 ‘바닥’이 아닌 ‘무릎’에서 사겠다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90년 이후 10번의 유동성 장세〓유동성 장세는 주가가 크게 빠진 상황에서 돈의 힘으로 주가가 한동안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 증시에선 90년부터 총 10번의 유동성 장세가 펼쳐졌다.

유동성 장세가 진행되는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평균 31일(거래일 기준) 동안 173.60포인트 올랐다. 상승률은 31.53%. 공통된 특징은 3, 4일 뒤 고객예탁금과 거래량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대표적 유동성 장세로 꼽히는 91년 6∼8월엔 하루 거래량이 2000만주에서 6000만주까지 늘었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4월 이후 주가는 크게 빠졌지만 하루 거래량은 7월의 25억주에서 10억주 안팎으로 줄었다. 고객예탁금도 4월 27일(12조359억원) 이후 11조원대로 내려앉은 뒤 9월엔 8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다만 97년 이후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동성 장세를 촉발했으며 8월 말 이후 매도세가 완화된 것은 긍정적 요인.

▽금융장세와는 다르다〓개인투자자들이 유동성 장세를 투자에 활용할 때 또 하나 유의해야 할 점은 금융 장세와의 구분이다.

금융 장세는 금리인하와 같은 정부의 부양정책과 맞물려 대세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한국 증시에선 92년과 98년 두 차례에 불과했다.

금융 장세에선 투자전략도 ‘바이 앤드 홀드’(투자한 뒤 주가가 다 올랐다고 판단될 때까지 팔지 않는 것)가 유용하다.

최근 논의되는 유동성 장세는 정부의 경기부양과는 관련이 없는 일시적 반등이다. 따라서 유동성 장세를 이용한 투자에는 매매 타이밍이 중요하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유동성 장세는 흔히 출발점 부근까지 주가가 내려앉는 것으로 끝난다”며 “투자전략은 기민하게 치고 빠지는 ‘바이 앤드 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장세와 유통성장세의 바교
금융 장세유동성 장세
△경기 본격 회복 전에 주가가 먼저 오름
△금리인하와 같은 정부의 금융 통화정책이 반드시 동반
△장세 사이클에서는 대세하락의 마감 또는 대세상승의 시작
△경기의 본격적 회복과 관련없이 주가의 낙폭 과대와 유동성 증가가 맞물려 나타남
△장세 사이클과는 큰 관련이 없는 단기적인 기술적 반등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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