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 마해영 “울고 싶어라”

  • 입력 2002년 8월 27일 17시 27분


마해영
“나 원 참 이거, 푸닥거리라도 해야지….”

꼬여도 이렇게 꼬일 수 있을까. 삼성 마해영(32)이 연이은 불운에 울고 있다. 전반기에 잘 나가다가 후반기엔 뭐하나 되는 일이 없다.

마해영의 전반기 성적은 타율 0.313(304타수 95안타)에 27홈런 73타점. 특히 홈런은 1위그룹과 1개 차이로 2위에 올라 첫 홈런왕까지 노려볼 만했다. 하지만 올스타전 투표에서 탈락하면서부터 일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지명타자부문 팬투표에서 두산 우즈에 밀려 1위를 하지 못한 마해영은 자존심이 상해 동군의 김인식 감독(두산)에게 추천선수로는 자신을 뽑지 말 것을 요청, 스스로 올스타전 출전을 포기했다.

떨떠름하게 시작한 후반기. 연이은 빗줄기에 물을 먹었는지 마해영의 장거리포는 계속 ‘잠수’해 버렸다. 타율은 0.309(94타수 29안타)로 괜찮았으나 홈런을 단 한 개도 쳐내지 못했다. 어느덧 이승엽(38개)과는 11개까지 차이가 벌어져 사실상 홈런왕은 물거품.

최근엔 엉뚱한 해프닝에 휘말렸다. 24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빈볼시비의 불똥이 당사자와 전혀 상관없는 마해영에게 튄 것. 상황은 이랬다. 한화 투수 조규수의 공에 옆구리를 맞은 브리또가 마운드쪽으로 달려나갔다. 이때 하필이면 3루에 나가 있었던 게 탈. 3루주자 마해영은 싸움을 말리려 마운드로 올라갔으나 양팀 선수들이 합세한 난투극 과정에서 누군가의 주먹에 얼굴을 맞아 앞니 한 개가 부러져 버렸다.

잇따른 ‘악재’의 마지막은 26일 발표된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야구국가대표팀 발표. 1차선발에서 명단에 올랐던 마해영은 이날 확정된 최종엔트리에서 빠져 ‘드림팀’ 합류의 꿈을 접어야 했다. 마해영은 “부러진 이를 액땜으로 삼아야겠다”며 한숨을 짓고 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