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엄유미/영월 상습수해지역 수방대책을

  • 입력 2002년 8월 12일 18시 11분


내 고향은 강원 영월군이다. 지금도 부모님이 농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삶의 터전이다. 이곳의 수해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진다. ‘영월읍 침수’라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휴가를 내어 고향에 도착해보니 집안은 흙탕물로 가득 차 있고 1990년 침수가 생각날 정도로 마을의 절반이 물에 잠겼다. 그동안 수해가 안겨준 비극은 단지 가옥과 농경지가 물에 잠기는 참상뿐만이 아니다. 앞으로 지역생계를 짊어지고 나가야 할 젊은이들이 수해가 발생할 때마다 하나둘씩 빠져나가 50대 이상의 노인들만 영월을 지키는 현실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다. 영월읍은 과거 두 차례에 걸쳐 읍 전체가 물에 잠긴 적이 있기 때문에 큰비가 내릴 때마다 불안한 마음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이번엔 시급히 정돈하고 왔지만 또다시 휴가를 내어 부모님이 사실 수 있도록 가재도구와 집안청소를 해드릴 생각이다. 금번 수해가 발생한 지역은 동강과 샛강이 어우러지는 동강 하류로 해마다 비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다. 동강 상류에 계획했던 댐 건설이 백지화된 만큼 상습수해지역인 영월을 위해 정부는 강력한 수방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엄유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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