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언터처블 BK’이유 있는 승승장구

  • 입력 2002년 7월 14일 17시 28분


이만하면 가히 ‘공포의 대상’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14일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5로 앞서던 9회말 등판해 3일 연속 팀승리를 지켰다. 99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3연속 세이브 성공. 김병현의 철벽마무리에 애리조나는 54승36패로 다저스(54승37패)를 0.5게임차로 따돌리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로 올라섰다. 김병현은 시즌 25세이브를 기록. 이같은 추세면 올 시즌 45에서 50세이브까지도 가능한 페이스다.

애리조나의 ‘승리 지킴이’로 우뚝선 김병현. 과연 메이저리그의 대형 타자들도 벌벌 떨게 만드는 비결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핵탄두’보다 무서운 구위를 꼽을 수 있다. 언더핸드 투수임에도 직구 최고시속 153㎞를 뿌린다. 이는 정통파투수가 던진다고 가정할때 160㎞에 달하는 것으로 아무리 강타자라해도 어지간해선 손도 못댈 스피드다. 또 ‘잠수함투수’ 특유의 변화무쌍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변화구도 시속 130㎞대에서 140㎞대를 넘나들어 타자들은 번번이 헛스윙하고 만다. 14일 경기에서도 150㎞의 직구와 142㎞의 싱커를 뿌려 타자들을 요리했다. 올시즌 44경기 53이닝동안 67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연속 등판을 하고도 전혀 체력적으로 무리가 없고 마무리임에도 매일 1이닝이상을 던질 수 있는 천부적으로 타고난 몸도 ‘언터처블 피처’로 자리매김한 큰 자산이다.

김병현은 언뜻 보기에 천하태평이다. 경기가 진행중일 때 모포를 덮고 잠을 청한다든가 큰 경기를 치를 때 전자오락을 하기도 한다. 이날 경기에서도 등판하기 전에 잠을 자는 모습이 FOX-TV에 잡혔다. 그러나 마운드에만 올라서면 저돌적으로 볼을 뿌려댄다. 결코 그냥 물러서는 법이 없다. 그만의 이런 ‘느긋함’은 경기에만 집중하기 위한 방법인 셈이다.

지난해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4,5차전에서 연속 홈런을 맞고도 ‘오뚝이’처럼 일어섰고 올시즌 올스타전에서 3분의1이닝동안 3안타 2실점하고도 후반기레이스에서 전혀 동요하지 않고 세이브를 추가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근성’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김병현이 승승장구하며 세이브를 추가하고 있는데는 팀의 에이스인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 등이 그에게 승리를 지켜줄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김병현 연도별 성적 추이
년도세이브평균자책삼진피안타피홈런몸맞는볼볼넷출전
19991124.613120252025
200014664.4611152994661
200119562.94113581084478
200225312.21673643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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