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김영선/“아이 병원 못데리고 가겠는데요”

  • 입력 2002년 7월 11일 18시 45분


직장에 다니는 맞벌이 주부다. 얼마 전 아이가 새벽에 열이 조금 오르는 것 같았지만 직장을 다니는 관계로 구립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출근을 했다. 그런데 오후에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아이가 오전 내내 고열과 구토에 시달렸다며 병원에 데려가라고 했다. 그러나 직장이라는 곳이 아이가 아프다고 해서 달려갈 수는 없어 미안한 마음으로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 줄 것을 부탁했다. 하지만 ‘어린이집’ 교사는 냉정하게 “안 된다”고 했다. 다급한 심정으로 직장위치까지 말하며 사정하다시피 했지만 “30분 걸리겠네요”하며 냉랭한 반응이었다. 결국 직장 상사에게 사정한 뒤 아이를 병원에 데려갈 수 있었지만 아이를 다시 맡기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너무나 참담했다. 맞벌이 가정을 우선으로 한다는 ‘어린이집’에조차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김영선 서울 강북구 미아5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