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관의 일본통신]헐거운 조직력을 공략하라

  • 입력 2002년 6월 15일 23시 22분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에서도 어김없이 힘겹게 조별 라운드를 통과했다. 하지만 결승 토너먼트에만 오르면 빛을 발하는 이탈리아의 진가가 드러나는 것은 이제부터다. 18일 대전에서 이탈리아와 16강전을 갖는 한국으로서는 쉽지 않은 경기가 될 전망이지만 그렇다고 주눅들 필요도 없다. 한국이 포르투갈전에서처럼 한다면 승산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탈리아는 조별 라운드 초반 플레이메이커 토티를 비에리의 투톱 파트너로 배치한 ‘4-4-2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한국전에서는 간판 스트라이커 인차기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만큼 토티의 송곳 패스를 100% 활용할 수 있는 ‘3-5-2 포메이션’을 앞세울 전망이다.

▽수비〓중앙수비수로 활약했던 칸나바로가 경고 누적으로 한국전에 뛸 수 없게 된 점은 행운이다. 말디니-네스타-파누치로 이어지는 스리백이 중앙 수비를 전담하지만 수세때는 수비형 미드필더 디비아조, 톰마시는 물론 측면 미드필더 코코와 참브로타도 모두 수비에 가세한다. 최전방 공격 삼각편대를 제외하곤 나머지 모두가 수비수인 셈.

수비수들의 개인기와 1 대 1 싸움은 한국 선수들을 능가하지만 취약한 조직력이 아킬레스건이다. 특히 공격때 미드필더들이 전진하면서 생긴 측면 공백을 수비수들이 제대로 커버하지 못했다. 수비라인 조직력이 예전만 못하다.

▽미드필드〓많은 수에도 불구하고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압박하지 못한다. 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빨리 수비라인에 가담해버리기 때문이다. 시종일관 밀리는 게임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이 같은 경향 때문에 이탈리아는 최전방 공격라인과 수비라인간의 간격이 넓어 효율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수비 따로, 공격 따로’였던 셈이다.

한국이 강한 압박으로 몰아붙이면 미드필드 주도권을 쉽게 따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탈리아에 볼을 빼앗겼을 경우 긴 패스로 이어지는 순간 역습에 주의해야 한다.

▽공격〓토티, 비에리, 인차기 3명의 개인 역량에 의존한다. 선수 개개인의 기술과 스피드, 힘과 높이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그 어떤 팀보다 강력하다.

특히 토티의 날카로운 스루패스가 경계 대상 1호이고 상대 수비보다 한 발 앞서 볼을 따내는 비에리와 인차기의 능력도 일품이다. 볼을 잡은 후에는 엄청난 스피드와 개인기로 골문을 향해 돌진해 들어가 슛까지 연결하는데 이 부분이 약점이 될 수도 있다. 공격수 3명 모두가 출중하다보니 서로간의 협력 플레이를 간과하기 때문이다.

일본 오이타트리니타청소년팀 감독anonshooter1990@hot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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