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윤여준에 돈준 사실 송재빈도 알고 있다”

  • 입력 2002년 5월 5일 18시 38분


출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가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의 돈을 건네받았다는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의 주장은 어디까지 사실일까.

설 의원은 4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대표 송재빈(宋在斌)씨도 이 전 총재가 최씨 돈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씨가 지난해 12월 이 전 총재에게 전해달라며 한나라당 윤여준(尹汝雋) 의원에게 2억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폭로와는 또 다른 사안이다.

최씨가 이 전 총재 측에 돈을 건넨 사실을 송씨가 알고 있었다면 이 돈은 송씨가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청탁과 함께 최씨에게 건넨 25억여원의 일부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향후 정치권에 미칠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설 의원은 최씨와 윤 의원의 대화가 녹음된 테이프가 있다고 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설 의원은 제보자의 신원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최씨도 검찰에서 윤 의원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제보자 찾기에 주력하는 한편 설 의원의 주장이 믿을 만한 것인지 정밀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본격 수사 착수는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설 의원의 주장만 있을 뿐 이를 입증할 만한 단서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녹음 테이프를 공개하지 못해 궁지에 몰린 설 의원이 송재빈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내세워 주위의 관심을 돌리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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