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 기자의 논스톱슛]브라질역대스타 장애인선수 많아

  • 입력 2002년 4월 24일 18시 01분


“지구상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훌륭하다.” 지난주 국내 월드컵경기장을 점검하기 위해 방한한 피터 벨라판 아시아축구연맹 사무총장의 극찬이었다.

국내 월드컵경기장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까다로운 규정을 충족시키면서 건설돼 세계의 주목을 받고있다. 유럽에는 어느 자그마한 마을이든 잔디축구장이 있고 대도시에는 월드컵경기장 못지 않는 훌륭한 축구장이 있다.

☞'권순일 기자의 논스톱슛' 연재기사 보기

이런 경기장에 가보면 공통적으로 눈에 띄는게 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쉽게 입장해서 경기를 편히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고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들이 보다 편안하게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즐기라는 배려에서 나온 선진 문화의 소산이다.

국내 10개 월드컵경기장도 하단 스탠드 최상층에 각각 장애인석과 동반자석을 확보해 놓고 있음은 물론이다.

역대 월드컵에서 장애인이 선수로 그것도 슈퍼스타급으로 명성을 날리며 활약한 경우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1930년 우루과이월드컵. 첫 월드컵에서 우승한 우루과이의 공격진을 이끈 카스트로는 한쪽 팔이 없는 장애인이었다. 그는 어렸을 때 오른쪽 팔을 잘라내는 쓰라린 시련을 겪었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당시 세계축구 최강이던 우루과이의 주전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카스트로는 페루와의 예선 2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우루과이의 월드컵 첫승을 이끌어냈고 결승전에서도 네 번째골을 터뜨려 우루과이가 아르헨티나를 4-2로 누르고 첫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1958년 스웨덴월드컵과 1962년 칠레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연속 우승하는데 맹활약을 했던 가린샤. 그는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가 약간 짧고 몸도 가냘프기만 해 ‘작은 새’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러나 그에게는 천부적인 재능과 장애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바람처럼 가볍게 상대 문전을 파고드는 그에게 상대 수비수들은 허망하게 무너지기 일쑤였다.

장애인의 날이었던 지난 20일 전국에서는 시각장애인 축구대회 등 각종 행사가 열려 월드컵에 일조하겠다는 장애인들의 의지가 빛났다. 몸은 불편해도 건전한 정신으로 월드컵 성공개최를 위해 뛰는 장애인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자.

stt7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