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빅 4들의 혼전-라 리가의 우승 전선

  • 입력 2002년 3월 6일 16시 11분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프리메라 리가는 유럽의 유명 리그 중에서도 '우승 경쟁'에 있어서 가장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리그로 알려져 있었다. 상위권 팀과 중,하위권 팀의 전력차가 지나치게 크고, 특히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로 대표되는 '양대 산맥'의 힘은 '절대적'이라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로 리그의 판도는 "레알 vs 바르싸"의 형태로 진행되었다. 가끔씩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레알 소시에다드, 아틀레틱 빌바오, 발렌시아와 같은 팀들이 우승을 넘봤을 뿐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어떠한가? 프리메라 리가의 우승경쟁은 그 어떤 리그보다도 치열하고,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하위권 팀들이 우승후보들의 발목을 잡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며, 상위권의 팀들이 서로 물고 늘어지면서 너무나도 재미있는 양상으로 리그를 전개 시키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프리메라 리가는 경기 뿐만이 아니라 리그의 판도 자체가 너무도 재미있어졌다. 불과 몇 년 만에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게 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필자 뿐만이 아니라 많은 축구 팬들은 과감히 '99-00 시즌,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의 프리메라 리가 우승'을 꼽을 것이다. 그것은 분명 '이변'이었다. 렌도이로의 투자 아래, '만년 중,하위권 팀'의 오명을 벗고, 당당한 '신흥 명문'으로 도약한 라 코루냐는 프리메라 리가의 새로운 판도를 만들어냈다. 여기다 최근 셀타 비고는 화려한 공격 축구를 팬들에게 선사하며 새로운 라 리가의 다크호스로써 리그의 판도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은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 데포르티보에게도 꽤 버거운 상대임은 분명하다. 이러한 프리메라 리가 팀들의 전반적인 수준 향상으로 인한 치열한 순위 다툼은 스페인의 클럽들을 '경쟁력 200%의' 팀들로 발전시켜 나갔고, 더불어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창출해내며 어느덧 스페인 리그가 '세계 최고의 리그'로 거듭나게 되는 성과를 거뒀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이나 축구팬들은 지나치게 해외의 유명스타들에게 의존하는 프리메라 리가의 성향으로 인해 스페인의 유망주들이 경기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고, 그로 인해 스페인 대표팀의 경쟁력 약화까지 초래하게 된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그러나 유명 스타들에 대한 의존도가 일정 수준 이상만 넘어서지 않으면 그 반대의 현상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스페인의 젊은 선수들은 일찍이 '최고의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함께 플레이 할 수 있는 일종의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이는 전반적인 선수들의 수준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 같은 명문 팀들은 국내의 유망주들에게 최대한으로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레알의 파본, 바르싸의 샤비와 푸욜, 가브리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자, 화제를 바꿔서 올 시즌 프리메라 리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이번에도 역시 '춘추 전국 시대'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우승다툼을 펼치고 있으며, 엄밀히 얘기하자면 28라운드까지 소화해 낸 현재, '8파전'의 양상으로 시즌 후반부가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8팀들의 남은 시즌은 어떠한 방향으로 운영될 것인가? 그리고 어떠한 걸림돌들이 기다리고 있으며, 우승컵을 거머쥘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은 어디인가? 이러한 의문점들을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 소위 말하는 라 리가의 빅4들에 대한 가벼운 '프리뷰 타임'을 준비해 보았다.

*프리메라 리가 28라운드까지의 상위권 8팀 순위

1발렌시아50pts
2레알 마드리드49pts
3데포르트비 라 코루냐47pts
4FC 바르셀로나46pts
5레알 베티스 46pts
6아틀레틱 빌바오45pts
7셀타 비고42pts
8알라베스 42pts

▷ 최근 승점 쌓기에 실패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셀타 비고와 하비 모레노의 공백으로 인한 공격력 부재를 절감하고 있는 알라베스가 힘에 부친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지금까지 전개되어 온 라 리가의 양상을 감안한다면 이들에게 벌써부터"늦었다."라고 딱 짤라 말할 수는 없을 듯!

'빅 4'One - 30년 만에 정상을 노리는 발렌시아

시즌이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팀의 간판 미드필더 가이스카 멘디에타가 약 4200만불의 거액에 이탈리아 명문 라치오로 이적하면서 어느 정도의 전력 누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였던 발렌시아. 그러나 올 시즌 그들의 모습은 충분히'기대 이상'이라 할 수 있으며, 특히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 바르셀로나와 빌바오, 알라베스등을 격파하는 등 30년 전의 우승 이후, '최대 경사'를 맞이할 준비를 진행시키고 있다.

사실 초반의 발렌시아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개막전에서 최강 레알 마드리드에게 1:0으로 승리하기는 했지만, 스트라이커들의 연이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빈곤한 득점력이라는 커다란 문제에 직면해야만 했던 그들은 기대했던 아이마르까지 슬럼프에 빠져들면서 더욱 더 어려움을 겪게 되었었다. 특히 발렌시아의 황금기를 주도했던 쿠페르 감독 대신에 지휘봉을 잡은 베니테스 감독이,"멘디에타가 없는 지금, 아이마르는 발렌시아의 새로운 중심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커다란 기대를 받고 있던 그였기에 이러한 부진은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해가 바뀌고,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발렌시아는 아이마르와 함께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가장 결정적이었던 건 얼마 전 펼쳐졌던 바르셀로나와의 홈 경기! (2:0으로 승리) 그 동안 바르싸를 상대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던 발렌시아였기에 이 승리는 너무도 값진 것이었다. 최근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루페테와 승부에 쐐기를 박는 추가 골을 터뜨린 아이마르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발렌시아 팬들에게 시즌 후반을 기대하게끔 만들게 했다.

1라운드가 지날 때마다 순위표가 뒤죽박죽 바뀌는 프리메라 리가의 치열한 경쟁을 감안할 때, 레알 마드리드에게 불과 1점을 앞서고 있는 발렌시아의 우승을 벌써부터 논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은 현재 분명 순위표의 맨 꼭대기에 놓여져 있으며, 그래도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는 다른 팀들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물론 발렌시아의 문제점이 아직 완벽하게 해결되었다고 볼 수 없는데, 그것은 '팀의 확실한 득점원'이 존재하고 있지 않다는 것! 사실 최근 발렌시아의 득점은 미드필더들 - 루페테, 아이마르등 - 에게 의존하고 있는 경향이 짙다. 어떻게 보면 팀의 득점 분포가 고르게 형성되고 있어 좋은 현상이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1차적으로 팀의 대표적인 골게터가 자리잡고 있고 난 후에 나올 수 있는 얘기들이다. 지난 시즌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였던 노르웨이의 신예 사례브(유니폼 뒤의 이름을 Alieu로 바꾼 이후에 하향세-_-?)는 서브 멤버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팀의 간판 셰도우 스트라이커 아드리안 일리에는 잔 부상에 신음하고 있으며, 99-00 시즌 프리메라 리가 득점왕 출신의 살바는 득점력 난조에 시달리고 있다. 그나마 신예 미스타의 등장이 위안거리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골게터의 부재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발렌시아를 괴롭힐 것이 분명하다. 최소한 남은 경기에서만큼은 이 풍부한 공격 라인의 재원들이 득점을 향한 의지를 높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16골의 모리엔테스와 13골의 라울 - 이상 레알, 15골의 클라이베르트와 11골의 사비올라 - 이상 바르싸, 12골의 트리스탄 - 데포르티보, 11골의 카타냐 - 셀타, 10골의 우르사이스 - 빌바오등을 살펴본다면, 발렌시아의 골게터 부재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솔직히 지금의 추세로 본다면, 발렌시아에서는 시즌이 끝나는 시점에서도 두 자리수의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배출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빅4' Two - 라 리가 2연패를 노리는 '하얀 사자 군단' 레알 마드리드

올 시즌, 지네딘 지단이라는 세계 최고의 플레이 메이커를 역대 최고의 이적료에 영입하며 손쉽게 리그 재패를 달성할 것으로 보였던 레알 마드리드! 그러나 시즌 초반의 부진과 다른 팀들의 선전으로 인해 올 시즌 정상을 차지하는 것이 예상보다 훨씬 어렵게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이러한 팀의 모습은 델 보스케 감독의 말대로, (1) 레알의 선수들은 너무 승리에 익숙해져 있으며, (2) 전체적인 선수들의 경기에 대한 집중력과 정신력이 부족한데에서 기인한다. 역시 그들이 Liga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경기에 대한 투지를 불살라야 할 것이며, 머리 꼭대기의 '나사'를 좀 더 강하게 조일 필요가 있다.

사실 이번 시즌의 우승 향방은 레알 마드리드에게 있어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도 있다. 90년대 중반에 정상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사실 지난 10여 년간 가장 많은 우승의 기쁨을 만끽한 클럽은 레알이 아닌 바르싸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과거를 떨쳐내고 리가의 판도를 다시 레알 마드리드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라 리가 2연패'라는 항목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 발렌시아와 같은 클럽들이 레알과 바르싸에 비교해서 절대적으로 뒤쳐지지 않는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는 점은 이번 시즌 우승에 대한 중요성을 더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시즌 초반 이후, 지네딘 지단이 완벽하게 새로운 팀 컬러에 적응하면서 레알은 '무적의 팀'으로 변모되어 갔다. AS 로마와의 챔피언스 리그 원정 경기에서 라울과 피구의 맹활약으로 3:1의 승리를 거두기도 했으며, 바르셀로나와의 홈 경기에서도 모리엔테스의 결승골에 힘입어 2:0의 짜릿한 승리를 맛보기도 했다. 분명 라 리가 득점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모리엔테스,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지네딘 지단,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의 절대적인 신앙과도 같은 존재 라울은 자신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하지만 피구의 모습은 지난 시즌과 같은 '최절정의' 상태가 아니다.

올 시즌 피구의 플레이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다지 좋지도 않았다. 그는 지난 시즌에 선보였던 '차원이 다른' 축구 - 피구를 세계의 감독들로 하여금 FIFA 선정'올해의 선수'1위로 올려놓을 정도로 - 를 팬들에게 선사하지 못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부상까지 당하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확실히 그는 자신이 지니고 있는 수많은 재능들을 모두 펼쳐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모습이 지단의 영입으로 인한 입지의 축소와 연관되어 있는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지단의 존재로 인한 전술의 변화라기 보다는 피구 본인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어떠한 팀 컬러에서도, 어떠한 무대에서도 최고의 플레이를 펼쳐낼 수 있는 몇 안되는 최고의 스타 중 한명이니 말이다.

아무튼 레알 마드리드가 올 시즌 그들이 갈망하는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피구가 자신의 모습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빅4' Three - 99/00 시즌의 영광을 다시 한 번..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

프리메라 리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으며, 새로운 리그의 판도를 주도한 '센세이셔널한'클럽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 그들의 99-00 시즌 우승은 '해외 토픽감'으로 떠오를 정도로 놀라운 뉴스거리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많은 것을 축구계에 시사했던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즉, 축구는 몇 명의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한다기 보다는, 11명의 선수가 하나로 뭉쳐서 펼치는 경기라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는 것이다! 사실 당시 라 코루냐의 우승 멤버 - 순수한 22골의 필드골을 성공시켰던 마카이, 라 리가 최고의 테크니션 자우밍야, 팀의 정신적 지주 마우로 실바 등 - 들의 기량이 레알이나 바르싸의 선수들에 비해 절대 뒤쳐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들의 지명도나 국가대표에서의 위치 등은 다소 뒤쳐지는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들은 지난 시즌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확실한 '신흥 명문'으로써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져나갔다. 올 시즌에도 3위를 마크하며 변함없는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는 라 코루냐는 더 이상 '이변의 주인공'이라 할 수 없으며, 명실상부하게 최강의 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챔피언스 리그 32강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1승 1무로 우위, 16강에서는 유벤투스에게 1승 1무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 이 하나만을 보더라도 그들이 얼마나 위대한 팀인지 느껴지지 않는가!?

올 시즌 라 코루냐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즉,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다소 위기의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었다. 델 보스케가 레알 마드리드와 마찬가지로 데포르티보에게도 똑같은 지적을 한 바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선수들이 승리에 대해 너무 익숙해져 있다는 것! 확실히 슬럼프에 빠져있던 라 코루냐에는 과거와 같은 열정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훌륭하게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냈고, 28 라운드까지 소화해 낸 현재 변함없는 우승후보로 평가 받고 있다. 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트리스탄은 로이 마카이를 밀어내고 주전 멤버로 자리잡으면서 스페인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후안 발레론과 세르히오 곤살레스 또한 자우밍야와 에메르손의 자리를 대체하면서 스페인 토종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어떻게 보면 데포르티보는 가장 스페인의 색깔이 짙은 클럽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현재 시즌은 점점 빡빡한 일정으로 돌아가고 있다. 특히 리그 상위권 팀들은 챔피언스 리그와 UEFA 컵 등의 대회들과 함께 리그 일정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인'문제가 매우 부담스럽게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스케쥴을 무리 없이 소화해내기 위해 '두터운'선수층이라는 요소는 매우 필수적이라 할 수 있을 듯! 그렇다면 데포르티보는? 당연히 그들의 선수층은 두텁다. 여러분은 그 사실을 알고 있는가? 데포르티보가 얼마 전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유를 격파할 당시의 멤버가 사실상의 주전 4명 - 마누엘 파블로, 마우로 실바, 에메르손, 프란 곤살레스 - 가 빠져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지금은 완전히 벤치로 밀려나기는 했지만 팀의 에이스라 할 수 있는 자우밍야 또한 출전하지 않았었다. 그러면 맨유는? 그야말로 순수한 베스트 일레븐이었다. 바르테즈, 블랑, 로이 킨, 베론, 베컴, 긱스, 스콜스, 반 니스텔로이 등 단 한명의 스타 플레이어들도 빠짐이 없었던 명실 상부한 베스트 11 말이다!

이처럼 탄탄한 선수층과 최고의 조직력, 막강한 미드필드 라인을 겸비하고 있는 데포르티보. 앞으로 다가 올 몇 차례의 고비만 넘어선다면, 또 다시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빅4' Four - 아직 저력을 잃지 않고 있는 바르셀로나

올 시즌 정말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바르셀로나. 그들의 부진에 대한 원인과 렉사치 감독의 전술적인 문제 - 클라이베르트의 셰도우 스트라이커 기용과 불규칙한 베스트 11 구성 등등! - 들은 항상 해외 축구 전문 사이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기사거리'였다. 팀을 대표하던 스타 루이스 피구와 까딸루냐인의 상징 과르디올라를 잃어버리면서 과거의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거함' 바르싸. 한때는 우승권의 마지노선에서 이탈해 있기도 했지만,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시 한 번 우승의 영광에 도전하고 있는 그들에게 찬사의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현재 바르셀로나의 문제점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히바우두'에 대한 생각을 떠올릴 것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놓고 발렌시아와 함께 최후의 맞대결을 펼쳤던 경기에서 믿을 수 없는 해트트릭을 성공시키며 다시 한 번 바르셀로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그가 최근 들어 이토록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줄지는 상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사실 종료 직전에 터졌던 히바우두의 오버헤드킥 결승골.. 그것은 분명 역사적인 장면이었으며, 우리는 그 순간을 목격하는 영광스러운 혜택을 부여 받았다!)

과연 히바우두의 최대 장점이라고 한다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 신이 내렸다고 하는 왼발에서 터져 나오는 슈팅과 패스? 아니면 위협적인 프리킥? 현란한 드리블 돌파? 이 모든 것은 그의 부분적인 능력일 뿐이다. 그가 상대팀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존재하고 있는 이유를 포괄적으로 꼽으라고 한다면 필자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현존하는 축구 선수 중 히바우두만큼 득점력과 어시스트 능력을 겸비하고 있는 선수는 없다고 말이다! 그는 엄밀히 말하면 공격형 미드필더지만 스트라이커보다도 뛰어난 득점력과 완벽한 골결정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본분이라고 할 수 있는 '어시스트'에도 능숙하다. 하지만 과거 클라이베르트가 불평한 바 있듯이, 그는 약간은 지나친 골 욕심을 갖고 있으며, 팀의 골게터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는 스타일의 선수는 아니다!

최근에는 그의 이러한 단점만이 부각되고 있는 듯 하다. 득점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의식해서인지, 지나치게 골 욕심을 부리며 무리한 슈팅을 남발하고 있고, 유효적절한 패스 보다는 무의미한 드리블 돌파만을 고집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모습이 흐르는 세월에 의한 '노쇠기미'인지, 아니면 축구선수로써 파도처럼 지나가는 '슬럼프'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그가 빠른 시일 내에 자신의 모습을 찾아야만 바르셀로나의 '영광스러운 순간'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처럼 '팀의 에이스'가 부진에 빠져있는 바르셀로나지만, 그나마 위안거리가 있다면 사비올라가 11골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첫 시즌에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 그리고 올 시즌 들어 벌써 2번의 해트트릭을 기록할 정도로 클라이베르트가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사비올라-클라이베르트로 이어지는 투톱 라인은 무려 26득점이나 합작해내고 있으며, 이는 레알 마드리드의 모로-라울 투톱 콤비(29득점 합작)에 이어 리그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저의 필명이자 아이디이기도 하죠? -_-;)

역시 문제는 히바우두의 부진과 함께 팀의 들쑥날쑥한 경기력이라 해야 할 것 같다. '이겨야만 하는 경기'에서 승점을 확보하지 못하고, 일관된 모습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바르셀로나. 푸욜, 샤비, 가브리등 팀의 유망주들이 급성장하면서 팀의 미래를 밝혀주고는 있지만, 당장 눈앞에 보이고 있는 리그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듯 하다. (이럴 때'과르디올라'의 존재가 자꾸 떠오르는건 왜일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오베르마스의 활용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01/02 시즌의 타이틀을 결정지을만한 하이라이트 경기들!

3. 10 - 베티스 vs 바르셀로나

3. 17 - 바르셀로나 vs 레알 마드리드

3. 24 - Ath 빌바오 vs 셀타 비고

4. 7 - Ath 빌바오 vs 바르셀로나

4. 14 - 바르셀로나 vs 알라베스

4. 21 - 발렌시아 vs 데포르티보

셀타 비고 vs 바르셀로나

5. 5 - 베티스 vs 데포르티보

5. 12 - 발렌시아 vs 베티스

데포르티보 vs 레알 마드리드

객관적으로 살펴 본 남은 시즌 전망(?)

철저하고, 냉정하게, 그리고 객관적으로 남은 시즌을 전망해보자면 꽤 흥미로운 결과가 하나 도출된다. 선두인 발렌시아에게 승점 5점차로 뒤쳐지고 있는 빌바오가 예상 이상으로 높은 우승 확률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강 팀과의 일정을 거의 소화해 낸 빌바오에게 앞으로 걸림돌이 될만한 경기는 바르셀로나, 셀타와의 홈 경기라고 할 수 있으며, 그들은 레알 마드리드를 홈에서 2:1로 격파했듯이 산 마메스에서는 매우 강한 면모를 보인다. 바스크족 특유의 정열적인 체질이 살아나는 듯 보인다고 해야 할까! (물론, 홈에서 바야돌리드에게 당한 4:1의 패배와 테네리페에게 당한 2:1의 패배는 아직도 미스테리한 일이지만...)

한편 바르셀로나는 매우 험난한 일정들이 기다리고 있으며, 그것도 대부분 어웨이 경기라는 점이 다소 부정적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데포르티보 또한 몇 차례 큰 고비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 사실! 특히 레알에게는 얼마 후 펼쳐질 바르셀로나와의 누 캄프 원정경기와 '공포스러운'라 코루냐 원정 경기가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는 데포르티보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혀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 (최근 4경기 2무 2패, 6득점, 13실점.. 게다가 98년과 99년에는 각각 4:0, 5:2 대패를 당했음)

잠시 눈을 돌려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발렌시아를 살펴보자면 어느 정도 희망적이다. 그들에게 고비가 될만한 경기는 데포르티보, 베티스와의 홈경기라고 할 수 있는데 발렌시아의 올 시즌 홈에서의 성적과 상대 전적 등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좋은 경기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그들은 현재까지 홈에서 '원정 킬러 (?)'바야돌리드에게 당한 패배만을 제외하면 8승 4무 1패의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데포르티보, 베티스와의 상대 전적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다만 최근 데포르티보에게 4연패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부정적일지도!? (게다가 근 2년간 데포르티보와의 4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아무튼 프리메라 리가는 그 어떤 리그보다도 흥미로운 형태로 시즌 후반을 맞이할 듯 보인다. 그들이 연출해내는 명승부들이 2002 월드컵을 목전에 둔 축구 팬들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선사해줄 수 있기를 바라며 이만 마치겠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