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 조약' 한국참여 일본이 극비 저지

입력 2001-12-12 12:07수정 2009-09-18 21:56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차대전에 참전한 연합국측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책임 등을 다룬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한국이 조인국으로 참여하는 것을 일본측이 극력 저지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본 아사히TV는 11일 밤 보도프로그램인 ‘뉴스 스테이션’ 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협상에서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당시 총리 겸 외상이 존 덜레스 미국 국무부 특별고문과 비밀회담을 갖고 한국을 조인국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비밀각서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한국의 이승만(李承晩)대통령은 상하이(上海)임시정부가 일본에 대해 선전포고를 했던 사실 등을 근거로 한국이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조인국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었다. 또 덜레스 고문도 한국측 주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요시다 총리는 한국참여 ‘불가론’ 을 담은 문서를 제시하며 미국을 설득했다고 아사히TV는 전했다.

이 문서에서 요시다 총리는 “한국은 일본과 전쟁상태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연합국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한국이 조인국이 되면 재일 한국인들은 연합국 시민들과 동등한 권리와 보상금을 주장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 문서는 또 “100만명에 이르는 재일 한국인들의 대부분은 공산주의자 라며 이들이 과잉 보상청구를 할 경우 혼란을 피할 수 없다” 고 주장했다.

미국은 당시 6.25전쟁에 참전, 공산진영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고 패전후 재생을 꾀하고 있는 일본에 과도한 배상부담을 주지 않는 편이 낫다고 판단해 일본측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한국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비준국이 아닌 옵서버로 참가했다.

당시 조약 비준에 참여했던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전 총리는 이 문서에 대해 “모르는 일이다, 들은 바도 없다” 고 말했다.

그러나 덜레스-요시다 비밀회담에 참석했던 유일한 생존자인 미 국무부 출신 로버트 피어리씨는 “문서 내용은 정확한 사실 이라며 덜레스 고문은 한국의 조인국 참여를 일본측에 요구했으나 결국 요시다에게 설득당하고 말았다” 고 증언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