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동맹, 최고 전략요충지 탈환 임박

  • 입력 2001년 10월 17일 18시 49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세력과 내전을 벌여온 북부동맹군이 북부 최대 전략요충지인 마자르 이 샤리프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북부동맹 측은 마자르 이 샤리프 인근 공항을 점령했으며 도시에서 3∼5㎞ 떨어진 지점까지 진격해 98년 탈레반에 빼앗겼던 이 도시를 곧 탈환할 것이라고 16일 주장했다. 북부동맹은 이에 앞서 이 도시에 인접한 마롤과 샤디안 마을을 점령했으며 400여명의 탈레반 병사가 투항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탈레반은 파키스탄 AIP통신 등을 통해 “4시간의 격전 끝에 전략요충지인 차그차란을 재탈환했으며 북부동맹 지휘관인 압둘 하예가 투항해 왔다”고 주장했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지만 수개월간 끈질긴 공세를 취해온 북부동맹 측이 최근 미군 공습으로 탈레반 전력이 약화된 데 힘입어 곧 이 도시를 함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마자르 이 샤리프를 북부동맹이 장악하면 미군이 이곳의 공항을 사용할 수 있어 지상작전은 매우 유리해진다.

우즈베키스탄 접경에서 60㎞ 떨어진 곳에 있는 이 도시는 북부 발흐주(州) 주도로 북부 지역 최대 도시다. 북부 동맹이 이곳을 장악하면 미국은 공습과 지상작전의 활동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우즈베키스탄의 테르메스에 주둔 중인 미 산악부대가 이 곳으로 이동해 북부동맹과 합동 지상작전을 전개할 수 있게 되며 폭격기는 이곳 공항에서 카불과 칸다하르 등 탈레반 거점을 수시로 폭격할 수 있다.

이 같은 전략적 가치 때문에 탈레반 측은 구소련제 탱크와 지대공미사일, 대공포로 무장한 1만5000명의 최정예 병력을 배치해 사수작전을 펴고 있지만 미군의 대대적 공습으로 사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부동맹 측은 우즈베키스탄계 군벌 지도자 압둘 라시드 도스툼 장군의 부대 외에 타지키스탄계인 모하메드 파힘 칸 북부동맹 총사령관이 최근 가세해 더욱 기세를 올리고 있다. 북부동맹 측은 수도 카불 진격 계획이 미국 영국 등의 견제로 주춤해지자 마자르 이 샤리프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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