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뉴스]양키스를 당황케 한 팀 헛슨

  • 입력 2001년 10월 15일 10시 14분


자유계약 선수로 풀리면 역사상 최고액 몸값을 받을 투수 팀 헛슨(오클랜드 어슬레틱스).

헛슨은 11일(미국시간) 양키스테이디엄에서 열린 2001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 2차전에서 8이닝동안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하며 뉴욕 양키스 선수들과 코칭스탭에 충격을 안겨줬다. 헛슨의 호투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2대0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시리즈를 2승무패으로 앞서 나갔다.

2차전이 끝난 후 양키스의 데릭 지터는 "헛슨은 항상 볼 카운트를 앞서 나갔으며 스트라익을 던졌다. 좋은 투수는 좋은 타자를 앞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는데 지터의 말처럼 헛슨의 피칭 내용은 프로 3년차 같지 않았다.

헛슨은 90마일 초반대의 패스트볼을 던지고 스플리터와 싱커를 구사하며 상대 타자의 균형을 잃게 한다. 또 낙차 큰 커브는 타자들이 방망이를 나갈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 이날 헛슨은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렸으며 패스트볼은 90마일 중반을 넘나 들었다.

사실 헛슨은 루키 시절인 99년 부터 순탄한 길을 걸었다. 빅리그 첫 등판 경기인 인터리그 게임 샌디에고 파드레스전에서 5이닝동안 삼진 11개를 잡아내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고 한달 뒤인 99년 7월10일 경기에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강타선을 상대로 8과 3분의1 이닝동안 무실점으로 호투 했다. 당시 맞대결 투수는 랜디 잔슨이었기 때문에 헛슨의 승리는 더욱 빛이 났다.

그리고 6주 후 헛슨은 보스튼 레드삭스의 페드로 마티네스와 맞대결을 벌여 승리를 거뒀다. 그는 8이닝동안 4안타로 호투 했다.

헛슨은 어번(Auburn)대 출신으로 프로에 들어오기 직전 시즌에 15승2패를 기록했고 타자(중견수)로도 3할9푼6리를 기록하는 등 공수 양면에 두각을 나타내 어슬레틱스에 6라운드로 드래프트 됐다.

정규시즌 때 최고 시속 92마일(148Km)에서 알 수 있듯이 헛슨은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는 아니다. 폭포수 같이 스트라이크 존 밑으로 뚝 떨어지는 스플리터가 예술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 헛슨은 절묘한 볼 컨트롤도 그의 화려한 피칭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어슬레틱스 감독은 "헛슨이 마운드에 오르면 우린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위기속에서의 볼배합과 구질은 빛을 발하며 정말 놀라움 그 자체였. 어느 순간에서도 마음먹은 대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자질은 그의 강점이다. 그는 이미 위기를 탈출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99년 와일드 카드 경쟁이 한창인 당시 어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은 팀의 중견 투수 케니 라저스를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 한 바 있는데 당시 빈의 설명은 걸작이었다.

"어떻게 팀의 최고 투수를 중요한 상황에 트레이드할 용단을 내렸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에겐 팀 헛슨이 있는데 무슨 상관이냐"며 당시로는 루키였던 헛슨에 대한 믿음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줬다.

헛슨은 빌리 빈 단장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루키 시즌에 11승2패, 방어율 3.23을 기록했던 헛슨은 2000년 시즌에 20승6패를 기록하더니 올해 18승9패, 방어율 3.37로 엘리트 투수 대열에 당당히 입격했다.

지난 3년 동안 88경기에 선발 등판해 49승17패, 방어율 3.61, 탈삼진 482개, 볼넷 215개, 573.2이닝을 기록한 헛슨은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75년 7월생) 경험만 더 쌓인다면 그렉 매덕스 이상의 투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헛슨이 자유계약 선수로 풀린다면 아마 그가 역사상 첫 2천만달러 연봉의 투수가 되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하는 메이저리그 전문가들도 있다.

저 작 권 자: ICC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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