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카페]간접투자상품 고르기

  • 입력 2001년 10월 10일 18시 40분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간접투자상품(펀드)이 탄생하고 있다. ‘주식갖기운동’펀드가 생긴지 며칠 지나지 않아 정부가 추진하는 ‘손실보전’펀드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일반투자자들은 펀드의 홍수 속에서 어느 상품을 골라야 할지 어리둥절하기 만하다.

이번 재테크카페에서는 펀드의 내용과 수익률을 따지는 펀드평가사의 여성전문가들이 나와 펀드 선택과 관리요령을 안내해준다.》

▽정해선 제로인과장〓최근 간접투자시장에 두가지 큰 변화가 일어났다. 첫째는 투신운용사들이 한달에 한번씩 펀드의 운용내역을 공개하는 것이다. 둘째는 펀드의 가치를 표현하는 기준가격을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다. 펀드평가업계에서는 이 두가지 변화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정승혜 모닝스타코리아대리〓펀드내역이 공개되면 운용원칙에 맞는 종목이 들어있는지, 들어있지 않은지를 알 수 있어 평가사들이 의미있는 분석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약관에 정한대로 주식편입비율을 지켰는지 평가사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 투자자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시할 수 없었다.

▽윤진 리퍼코리아사원〓내역이 투명하게 알려지면 해당 펀드가 목적에 맞게 잘 운용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면 투신운용사간에 경쟁이 생겨 운용기법이 더 발달할 가능성도 생긴다. 하지만 공개된 운용내역에 따른 분석보고서가 난무할 경우에는 오히려 일반투자자들이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믿을 수 있는 펀드평가사의 분석보고서를 선별하는게 중요할 것 같다.

▽정과장〓펀드의 속사정을 알게 되면 가치주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펀드가 실제로 가치주에 투자했는지를 검증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투자자가 어느 펀드를 골라 투자할 것인지를 직접 결정해야 하는 책임을 떠안는 단점도 생긴다.

▽정대리〓펀드 기준가격을 산출할 때 시가평가를 적용하면 채권의 신융등급에 따라 할인율이 결정된다. 채권형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그날그날 이익과 손실을 바로 알 수 있다. 주식형 펀드는 이미 시가평가를 적용하고 있다.

▽윤씨〓고위험 고수익을 표방하는 하이일드펀드 등은 시가평가를 적용하면 위험이 그대로 노출된다. 시가평가는 펀드평가사들이 내는 분석자료들의 신뢰성도 한층 높이는 이점도 가져온다.

▽정과장〓펀드내역이 공개되고 시가평가가 적용돼도 일반투자자들이 어느 펀드가 좋고 어느 펀드가 나쁜지를 손쉽게 판별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투신운용사들을 전적으로 믿지 못한다는데 있다. 과거에 부실채권이 펀드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윤씨〓펀드는 또 여러 금융자산에 걸쳐 운용되기 때문에 일반투자자가 직접 평가하기 힘든 점도 있다. 그러다보니 수익률을 유일한 판단기준으로 보게 된다. 하지만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종합주가지수와 비교하는게 고작이다.

▽정과장〓일반투자자들이 펀드내역을 직접 검토해도 개별 채권의 신용등급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특정한 채권이 전체 펀드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할 수 없다. 다만 기준가가 심하게 오르내린다든지, 펀드규모가 갑자기 줄어든다면 문제가 있는 펀드라고 할 수 있다.

▽정대리〓규모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이지만 커지는 것도 좋지 않다. 만약 50억원 규모의 펀드가 500억원으로 커지면 운용기법과 투자목적이 애초의 약속과 달라질 위험도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운용사가 잡무를 시키는지를 보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펀드매니저의 운용환경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정과장〓펀드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투자자들이 돈을 찾아가는 것이니까 제대로 운용할 수 없어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규모가 작아지는 것을 보고 환매할 시점도 고려하는게 좋다. 투신운용사가 그룹의 계열사라면 소속 그룹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 그룹 동향도 염두에 둬야 한다. 펀드를 판매하는 금융기관을 통해 펀드를 체크하는 것도 우회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윤씨〓펀드에 처음 가입할 때는 투자자 자신의 성향을 먼저 알아야 한다. 높은 수익을 원한다면 그에 따르는 위험을 얼마나 감수할 것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여기에 따라서 가입할 만한 펀드유형을 정하고 운용을 잘하는 회사를 찾는게 좋다. 유형을 정했으면 수익률이 높으면서도 꾸준한 펀드를 고르는게 낫다.

▽정대리〓펀드에 처음 돈을 맡길 때는 약관의 목적을 확실하게 숙지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6개월마다 한번씩 정기적으로 나오는 운용보고서를 보고 가입 당시의 목적과 포트폴리오가 잘 지켜지는지 점검해야 한다. 요즘에는 투신운용사의 홈페이지에 간단한 운용보고서가 올라와 있어 쉽게 참고할 수 있다.

▽정과장〓과거에는 펀드 손실의 상당부분을 운용사와 판매사가 책임졌다. 이제는 펀드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100% 투자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펀드의 문제발생 가능성을 미리 챙기지 못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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