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美의원들 “표결때만 워싱턴으로”

  • 입력 2001년 9월 4일 18시 37분


‘의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지역구 관리?’

미국 하원의원들 가운데 지역구 관리를 위해 회기 중에도 지역구에 머물며 회의나 표결이 있을 때만 워싱턴으로 통근하는 의원들이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지가 3일 보도했다.

이는 하원의원으로 당선되면 가족과 함께 워싱턴으로 주거를 옮긴 뒤 지역구는 자주 방문하지 않았던 과거 의원들의 일반적인 행태와는 대비되는 것.

포스트는 얼마나 많은 의원들이 워싱턴으로 통근하는 지에 관한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자체 인터뷰한 의원 42명 가운데 워싱턴에 상주하는 의원은 6명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공화당의 로버트 네이 의원은 1995년 의정생활을 시작한 이래 올 1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취임식 때를 제외하면 주말을 워싱턴에서 보낸 적이 한번도 없다.

같은 당의 헤더 넬슨 의원은 의사당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 방을 얻었지만 지난 3년간 동네 식품점을 이용한 적이 거의 없다. 평소 오후 11시 이후에 귀가하고 주말이면 지역구인 뉴멕시코주로 가기 때문.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도 워싱턴에선 조그만 아파트에서 보좌관들과 지낼 뿐 대부분의 시간을 지역구에서 보낸다.

의원들이 이처럼 지역구에 매달리는 것은 언론보도와 각종 이익단체를 통해 워싱턴 정가 소식을 소상히 파악하고 있는 지역구민을 소홀히 대할 경우 다음 선거 때 낙선할 수도 있기 때문. 유권자들은 의원들의 충실한 지역구 활동을 대체로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정계 일각에서는 의원들의 워싱턴 체류 시간이 짧다 보니 동료들과의 유대와 상호 이해가 약해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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