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옵션시장 740배 대박 "펑"

  • 입력 2001년 8월 8일 18시 37분


옵션시장에서 주문실수로 불과 몇 분만에 740배짜리 ‘대박 횡재’를 하는 투자자들이 생겨났다.

8일 오전 동시호가에서 전일 종가 75만원이던 콜옵션 행사가격 62.5짜리가 하한가인 1000원에 8800계약이 거래된 것. 하지만 거래직후 가격은 곧바로 74만원으로 회복돼 이 콜옵션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단 몇 분만에 무려 740배의 대박을 터뜨렸다.

사건은 리젠트증권 상품운용팀의 딜러가 풋옵션 주문을 낸다는 것이 콜옵션 주문을 잘못내면서부터 시작됐다. 이 딜러는 8월물 풋옵션 62.5짜리 8800계약을 1000원에 매도해 만기일에 옵션가치가 소멸하면 880만원을 벌어들이려고 했지만 실수로 전일 75만원에 거래되던 콜옵션 62.5짜리를 1000원에 매도주문을 낸 것. 시스템매매를 하는 기관투자가들이 이 실수를 놓치지 않고 개장직후부터 이 매도 물량을 받아가기 시작해 불과 1∼2분만에 8800계약의 매매가 체결됐다. ‘비정상 매도’ 물량이 소진된 이후에는 곧바로 이 옵션가격이 74만원까지 상승해 매수자는 740배의 ‘잭폿(jackpot)’을 터뜨렸다.

이날 자동트레이딩 시스템을 갖춘 개인투자자 P씨(40)는 제일 먼저 1500계약을 확보, 11억원의 수익을 올렸고 골드만삭스증권과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도 시스템 자동매매시스템을 통해 이 옵션을 사들여 큰 수익을 냈다.

옵션시장은 한쪽이 수익을 올리면 누군가 그만큼의 손실을 입는 ‘제로섬 시장’이기 때문에 주문을 잘못 낸 리젠트증권사는 단 몇 분만에 무려 65억원의 손해를 보게 됐다. 리젠트증권측은 “실수로 인한 거래는 무효”라고 증권거래소측에 호소했지만 거래소측은 “정상적인 가격범위 내에서의 거래이기 때문에 유효하다”는 공식입장을 보였다. 뜻밖의 횡재를 한 투자자측도 “돈을 돌려줄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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