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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8월 6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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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해외투자자들은 한국경제를 평가할 때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에 가장 중점을 둔다. 이와 관련, 진념 경제부총리는 “3·4분기까지 시장불안 요인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당국자의 시한부 약속은 지켜지지 않은 적이 많아 시장불신만 키우고 있다.
▽태풍의 눈, 하이닉스반도체〓해외 주식예탁증서(DR) 12억5000만달러 발행과 채권단의 5조1000억원 유동성 지원으로 회생기미를 보였던 하이닉스반도체는 반도체 가격폭락으로 최대의 시련을 맞고 있다. 채권단은 하이닉스의 자구계획 1조원을 포함, 약 2조원의 지원책을 마련중이지만 반도체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은행들도 여신규모가 3조7200억원(CB 제외)이나 돼 발을 빼기에는 이미 늦었고 앞으로 얼마를 더 지원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살로먼스미스바니는 최근 보고서에서 “하이닉스반도체가 자산매각과 채무재조정 및 벤더파이낸싱(설비제조업자로부터 받는 금융) 등으로 장기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자산매각과 채무만기연장 설비투자 등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분기별 자금소요상황은 올 3·4분기 4237억원, 4·4분기 2746억원, 내년 1·4분기 2524억원, 2·4분기 -1792억원, 3·4분기 -4965억원, 4·4분기 759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D램 가격은 올 4·4분기에 완만한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며 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을 아웃퍼폼(매수)으로, 위험등급은 투기로 제시했다.
▽경제논리를 떠난 대우차〓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최대 쟁점사안인 부평공장을 제외하고 대우차의 우량자산과 판매 및 애프터서비스(AS)망만을인수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산업은행과 정부는 인천지역 경제와 근로자의 반발 등을 고려해 어떤 식으로든 부평공장을 끼워 팔겠다는 방침이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 부실기업 5개사 처리현황 | |
| 기 업 | 처리방향 |
| 하이닉스반도체 | -채권단 1차 유동성 5조1000억원 이미 지원 -반도체가격 폭락으로 2차 지원방안(2조원규모) 모색 |
| 대우자동차 | -미국 GM과의 3차매각협상 진행중 -부평공장 인수여부 놓고 치열한 신경전 |
| 현대투신 | -미국 AIG 매각협상 진행중(8월중 MOU체결 목표) -현대증권 지분매각방식이 쟁점 |
| 서울은행 | -도이체방크 캐피털파트너스(DBCP)와의 매각협상 시한 9월말로 연기 |
| 대한생명 | -공적자금 1조5000억원 추가출자 예정 -8월말 국내외매각 공고, 10월 인수의향서 접수 |
산업은행정건용 총재는 “대우차를 경제논리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려다보니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며 정치권에 화살을 돌렸다.
진 부총리가 제시한 대로 9월까지 협상을 끝내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이 과감히 양보를 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산업은행이 너무 불리하다.
▽막판에 온 현대투신〓미국 AIG의 현대투신 인수방안은 사실상 확정됐고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지분(16.2%)을 얼마에 팔 것인지만 남아있다. AIG는 주당 1만5000∼1만6000원을 제시했지만 현대상선은 최소 2만2000원 이상을 주장하고 있어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대안은 지분매각이 아니라 AIG가 현대증권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
AIG투자금액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는 장점이 있으나 현대증권의 기업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어떻게 유상증자 대금을 현대투신에 출자할지가 새로운 쟁점사안이다.
▽금융기관 매각, 감감무소식〓서울은행과 대한생명 해외매각은 벌써 3년째를 맞고 있으나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은행은 도이체방크 캐피털파트너스(DBCP)와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전략적 경영이 아니라 단순투자에 그치고 있어 해외매각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 대한생명은 미국 메릴린치를 주간사로 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예정대로 팔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