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의 명품이야기]도나카란 '성공여성'의 상징

  • 입력 2001년 6월 28일 18시 25분


도나카란은 미국의 커리어우먼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패션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블랙의 여왕’ ‘뉴욕의 여전사’로 불리는 그녀는 캘빈 클라인, 랄프 로렌과 함께 뉴욕의 패션을 대표하며 세계의 유행을 만들어 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이 취임 후 첫 만찬에서 입었던 검은색 드레스, 영화 ‘위대한 유산’에서 귀네스 팰트로가 입었던 우아하고 섹시하며 도회적인 의상은 모두 도나카란이 디자인한 것이었다.

도나카란은 1949년 미국에서 태어나 ‘앤클라인’에서 10여년간 디자이너로 일했다. 그 후 1985년 앤클라인의 주주였던 토미오 타키와 프랑크 모리의 후원으로 자신의 회사를 설립했다. 첫 패션쇼에서 도나카란은 대단한 호평을 받으며 특히 30대 이후의 직장여성들을 주고객으로 사로잡는다. 네이비블루 검정 와인레드 크림색이 기본으로 서로 바꿔입어도 되는 실용적인 옷, 직장여성의 불편한 옷 대신 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활동적이고 지적인 옷들은 커리어우먼들이 필요로 하는 이미지였다.

도나카란은 한 아이의 어머니이며 조각가 스테판 와이스라는 남자의 아내였고 성공한 커리어우먼이다. 그녀는 이같은 자신의 이미지를 이상화했고 상품화했다. 갈색머리 모델인 로즈마리 맥그러서가 질주하는 리무진속에서 갓난아기를 안고 다이어리를 확인하는 광고중에 ‘여성을 신뢰합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도나카란 패션을 성공한 여성과 동격화한 것이다.

도나카란사는 96년 주식시장에 상장한 뒤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올 봄 루이뷔통 모에헤네시 그룹에 자신과 남편의 지분을 6억4000만달러에 매각, 순수한 디자이너로 일하기 시작했다.

15년이라는 짧은 세월에 여성들에게 진정 원하는 것을 깨닫게 했던 도나카란. 그녀가 순수한 디자이너로 남는다는 소식은 행복한 기대를 낳게한다. 켄조가 아름다운 은퇴를 하고 켄조를 남겼듯이 도나카란도 그녀의 유산 ‘도나카란’ 속에 재능있는 디자이너들과 대중의 꿈, 그녀의 가치관을 다음세대에 이어줄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장 현 숙(보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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