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비과세고수익 채권펀드' 상품경쟁력 일단 "OK"

  • 입력 2001년 6월 6일 18시 49분


정부가 7월부터 허용하겠다고 5일 발표한 ‘비과세고수익채권펀드(가칭)’는 과연 가입할 만한 상품인가. 저금리시기에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지, 채권 발행기업의 부도로 큰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등이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항이다.

일단 비과세고수익채권펀드를 담당하게 될 투신업계에서는 상품구조가 과거 어느 펀드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상당규모의 고객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예상도 뒤따른다. 정부는 20조원이 비과세고수익채권펀드에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과세와 하이일드펀드의 결합〓비과세고수익채권펀드는 이자 및 배당소득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는 비과세펀드와 투기등급(신용등급 BB+ 이하) 채권에 투자해 ‘고위험 고수익’을 표방한 하이일드펀드의 장점을 합친 것으로 볼 수 있다.

<표 참조>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기존의 비과세펀드나 하이일드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게 가능한 셈이다. 단 투자자들이 꺼리는 점은 원금손실이라는 ‘고위험’에 집중된다. 그러나 BB+ 회사채가 지급불능(디폴트)이 될 확률은 1년에 3% 정도라는 게 투신업계의 진단이다.

비과세고수익채권펀드의 산술적인 수익률은 BB+ 회사채의 수익률 12%에서 디폴트 확률 3%와 수수료 1%를 뺀 8%선이 된다. 여기에 코스닥시장이 호조를 보이면 공모주에서 기대 밖의 추가수익률을 얻을 수도 있다.

▽가입시점이 수익률 좌우〓기본적으로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은 채권금리에 연동된다. 작년 하반기(7∼12월)에 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비과세펀드와 하이일드펀드 수익률이 크게 상승한 것이 이 점을 입증한다.<그래프 참조>

비과세고수익채권펀드 판매로 수요기반이 늘어나면 BB+ 회사채 금리는 떨어질(채권값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경기가 되살아나면 BB+ 회사채 발행기업의 경쟁력도 소생할 수 있다. 금리하락과 경기회복의 반사효과를 동시에 챙기려면 초반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한국투자신탁증권 이종우 상품개발부장은 “가입한 지 1년 후의 투기등급채권 금리가 수익률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운용회사 선택도 중요〓비과세고수익채권펀드는 비과세펀드나 하이일드펀드와 달리 뮤추얼펀드를 굴리는 자산운용사에도 허용됐다. 투신운용사와 자산운용사가 같은 상품을 놓고 수익률 경쟁을 벌이게 된 셈이다.

부도나지 않을 발행기업을 고르는 능력이 수익률 싸움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운용사가 현재 부실(미매각)채권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도 변수이다. 이 부실채권을 신상품에 떠넘길 가능성도 있기 때문. 이 점에서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자산운용사가 훨씬 유리하다.

삼성투신운용 박성진 선임은 “BB+ 회사채 발행기업이라도 1년 안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적으므로 1년만기 채권을 편입하는 펀드가 나을 것”이라며 “이미 비과세펀드에 가입한 사람은 기존상품의 수익률도 좋기 때문에 신상품으로 옮겨 타는 것은 큰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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