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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6월 1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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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톨레도 "안정권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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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두닦이의 변신 지켜보세요" |
결선 투표에서 맞붙는 두 후보는 중도계 야당인 '페루의 가능성당'의 알레한드로 톨레도 후보(55)와 좌익계인 아메리카인민혁명동맹(APRA)의 알란 가르시아 후보(52).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톨레도 후보가 지지율에서 작게는 3∼4%, 크게는 12∼14% 앞서고 있다.
톨레도 후보는 원주민 빈민가정에서 태어나 구두를 닦아 번 돈으로 틈틈이 책을 사 공부를 하며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장학금으로 경제학 박사학위까지 받은 입지전적인 인물.
1821년 독립 이래 단 한번도 원주민 출신의 지도자가 배출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원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대선에서도 결선투표에까지 진출했다가 후지모리 정권의 선거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자진사퇴한 뒤 반정부 시위를 이끌어 세계의 주목을 받았었다.
9년간의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1월 귀국한 가르시아 후보는 1985년 36세의 나이에 대통령이 돼 '라틴아메리카의 케네디'로 불렸던 인물. 그러나 사회주의 경제정책을 실시하다 집권 말기에 재정을 거덜내고 7000%라는 살인적인 인플레를 유발하는 등 경제를 파탄낸 뒤 해외로 망명했다.
그는 톨레도 후보를 '어설픈 자유시장주의자'로 몰아붙이며 자신의 중앙통제식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영국…블레어 "재집권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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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당 찍어주세요" |
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의 재집권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지난달 28, 29일 유권자 1462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7%가 노동당을 지지했고 보수당과 자민당 지지는 각각 31%, 16%로 나타났다.
지지율 47%는 노동당이 97년 총선에서 실제 얻었던 44.4% 지지에 비해 높은 편. 지난해와 올해 영국을 휩쓴 광우병과 구제역 파동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정치적 타격을 받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블레어 총리의 개인적인 인기에다 각종 정치 경제적 개혁에 대한 국민의 지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제1 야당인 보수당은 몸이 달아 있다. 97년 18년만에 정권을 내준 뒤 호시탐탐 재기의 기회를 노려왔으나 제대로 반격 한번 못한 채 또다시 4년을 기다려야 할 처지이다. 이에 윌리엄 헤이그 보수당 당수는 "노동당이 압승하면 거만한 정국 운영이 불 보듯 뻔하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엔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마거릿 대처 전 총리까지 나서 블레어 총리를 '사회주의자'라고 몰아붙이며 보수당을 지원하고 있으나 얼마나 성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블레어 총리는 내친김에 2005년 총선에서도 승리해 3기 정권까지 이끌 것을 가상한 2010년까지의 경제운용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이란…개혁파 하타미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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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파 밀어줄까" |
개혁파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58)의 재선이 거의 확실하다. 이란 혁명수호위원회가 승인한 10명의 후보 중 유일하게 개혁파인 하타미 대통령은 여성을 부통령에 임명하는 등 남녀 평등정책을 펼쳐 여성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또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중시해 젊은 층으로부터의 인기도 높은 편.
그는 지난달 28일 테헤란에서 가진 유일한 장외 유세에서 개혁 정책을 계속 밀고 나갈 것이라고 다짐해 3만명의 지지자들로부터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그의 재선이 확실하기는 하지만 그동안 개혁다운 개혁을 추진하지 못한 점을 들어 97년 대선 때와 같이 70%의 압도적 지지를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하타미 대통령에 도전하는 9명의 보수파 후보 중 가장 주목을 받는 인물은 알리 삼하니 국방장관(45). 그는 이란의 최고지도자이자 사법 종교 군의 최고 통수권자인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보수파는 당초 하타미 대통령의 출마로 승산이 없다고 보고 명목상 후보로 선거를 치를 계획이었으나 최근들어 삼하니 장관의 장외집회와 TV 정견 발표 기회를 늘리면서 범보수진영의 후보자로 부각시키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권기태·정미경·신치영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