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라이프]책요약 서비스 사이트 "모든책 다 읽어봐?"

  • 입력 2001년 5월 23일 18시 27분


벽산의 김재우사장은 소문난 독서광이다.

사무실이나 집에서 일부러 짬을 내 책을 잡는다. 움직이는 차 안에서도 책을 읽는 때가 많다. 김사장은 회사 온라인 게시판에 해외신간서적을 자주 소개한다. 아직 국내에서 번역되지도 않은 것들. 좋은 책이라 생각되면 회사경비로 책을 사 팀장 이상 간부들에게 나눠준다.

김사장이 누구보다 많은 독서량을 가질 수 있는 비결은 인터넷 도서요약 서비스에 있다.

김사장은 네오넷코리아(www.summary.co.kr)라는 웹사이트로부터 일주일에 두 번씩 경제 경영 분야 해외 신간도서 2권의 한글 요약문을 받아본다. 권당 요약문의 분량은 A4용지 5∼8장 정도. 아침 출근 길에 차 안에서 가볍게 ‘일람’할 수 있는 양이다. 직접 읽는 것과 같은 깊이는 없지만 요약문을 보고 쓸만한 책은 직접 구입해서 전문을 읽기 때문에 독서의 넓이와 깊이를 모두 즐길 수 있다. 장관급 고위공직자를 포함해 상당수 인사가 네오넷코리아로부터 도서요약문을 구입해 읽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약문은 해외업체가 요약한 것을 번역, 제공하는 것.

도서요약 사이트는 최고경영자(CEO) 등 기업 임원이나 고위관료 대학교수 대학원생 등에게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적지 않은 대기업들은 도서요약문을 단체로 구입, 회사 그룹웨어 등에 콘텐츠로 올려 모든 직원이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도서요약문은 글을 옮기는 사람의 주관을 배제하고 원문을 최대한 충실하게 압축했다는 점에서 서평과는 다르다.

서평을 제공하는 인터넷 서점은 많지만 도서요약 서비스 사이트는 네오넷코리아와 북코스모스(www.bookcosmos.com) 등 2개가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다.

두 사이트의 서비스는 비슷하면서도 약간의 차이점을 갖고 있다.

우선 네오넷코리아는 국내에서 아직 번역되지 않은 해외 신간 서적을 주로 요약해준다. 뉴질랜드의 유명 도서요약사이트인 서머리스(summaries)닷컴 스위스의 웹사이트인 겟애브스트랙트(getabstract) 등과 제휴를 맺고 있다.

5만원을 내면 1년간 웹사이트에서 도서요약문을 마음대로 볼 수 있다. 여기에 1만5000원을 추가로 내면 매주 추가되는 신간도서 2권의 요약문을 우편 등으로 보내준다.

이 사이트에는 현재 280여권의 요약문 데이터베이스(DB)가 구축돼 있으며 다음달 중순 100권을 추가할 계획.

북코스모스는 이미 국내에 출간된 서적을 자체적으로 요약해 제공한다. 경제 경영 자녀교육 건강 문학 서적 등 네오넷코리아보다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연회비 5만원을 내면 1000권의 DB에 매주 8∼10권의 신간서적 요약문이 추가되는 웹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기업에서 그룹웨어 등의 콘텐츠로 올리기 위해 구입할 때는 가격이 인원수에 따라 달라진다. 북코스모스 김성호이사는 “종업원수가 1000명 이상일 때는 연 200만원, 1000명 미만일 때는 100만원 이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네오넷코리아 김훈과장은 “400명 기준으로 연 600만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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