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림픽유치 총력전]대만 화해카드로 서방지지 유도

  • 입력 2001년 5월 15일 18시 39분


장쩌민(왼쪽)주룽지
장쩌민(왼쪽)주룽지
중국이 2008년 하계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중국 최초의 올림픽 유치를 바라는 중국의 열망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평가단이 개최후보지 점검차 2월 중순 베이징(北京)에 도착했을 때 극명하게 드러났다. 당시 공항에서 시내에 이르는 도로 주변의 잔디와 풀에 푸른 물감이 칠해졌다. 아직 매서운 바람이 부는 겨울의 스산한 풍경을 조금이라도 산뜻하게 바꿔보려는 필사적 노력이었다. 가로수마다 환영 깃발이 내걸렸고 시내 도로와 난간도 새로 단장됐다.

2000년 올림픽 개최지 경쟁에서의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중국의 각오는 대단하다. 93년 베이징이 호주 시드니와의 경쟁에서 진 배경에는 정치적 요인도 있었다. 89년 톈안먼(天安門) 시위대 학살에 분개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일제히 반대했던 것이다. 이번에도 미군기와의 충돌사고, 파룬궁 탄압에 따른 인권시비, 대만과의 긴장관계 등 외적 요인이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이 마지막 카드로 대만과의 공동개최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2008년 올림픽 유치를 희망한 도시는 베이징 외에 일본의 오사카, 프랑스의 파리, 캐나다의 토론토 등. 베이징은 경쟁도시에 비해 각종 시설과 시민의식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면에서 나을 것이 없다. 따라서 중국은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7월1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IOC회의 투표결과를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올림픽 유치를 위해 중국은 사실 많은 공을 들여왔다. 베이징시는 시민이 즐겨먹는 양꼬치 숯불구이를 미관상 좋지 않다며 팔지 못하게 했다.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던 ‘멘바오처(빵차)’ 택시도 99년 운행을 전면 금지하고 택시 차종을 고급화하고 있다. 시내에서 연탄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으며 도시 재개발도 본격화했다.

중국은 이와 함께 한국 등 인접국은 물론 제3세계 국가를 상대로 베이징 지지를 호소하는 외교전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지난해 장쩌민(江澤民) 주석은 중동과 아프리카를 순방하며 베이징 지지를 당부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중남미 6개국을 순방했다.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이달 들어 파키스탄 등 서남아시아 5개국을 돌며 베이징 개최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중국은 올림픽 유치를 통해 국내안정을 이루고자 한다. 고속경제성장에 따른 빈부격차의 심화, 실업 증가, 부정부패, 민주화 요구 등의 현상으로 사회가 불안정해져 공산주의 이념이나 마오쩌둥(毛澤東)사상만으로 사회안정을 바랄 수 없게 됐다. 따라서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애국주의를 고취시켜 국민통합을 이뤄보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 경제성장의 견인차로 삼으려는 것이다. 상하이(上海) 선전(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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