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벼랑 끝 부산 "하리만 믿는다"

  • 입력 2001년 5월 11일 18시 25분


하리
“하리. 너만 믿는다.”

벼랑 끝에 몰린 부산 아이콘스의 김호곤 감독이 13일 홈에서 열리는 2001프로축구 아디다스컵 결승 2차전에서 콜롬비아 용병 하리를 내세우는 승부수를 던진다.

이는 9일 1차전에서 수원 삼성에 0-2로 완패한 이유가 미드필드 싸움에서 밀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

결국 김 감독은 테크닉이 뛰어나고 볼키핑 능력이 뛰어난 공격형 미드필더 하리를 우성용과 마니치가 버티고 있는 투톱의 바로 밑에 위치시켜 공격의 활로를 뚫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하리는 개인기가 좋은 데다 1 대 1 돌파 능력도 뛰어나 우성용과 마니치에게 공격 기회를 많이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 물론 하리뿐만 아니라 유고 용병 우르모브 이장관 전우근 등 미드필더들에게도 상대 미드필드를 압박하며 공격에 좀더 많이 가담하도록 주문했다.

허리만 튼실히 받쳐준다면 우성용(5골)과 마니치(4골)가 최근 좋은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어 2골차의 열세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 게다가 부산이 올 시즌 홈에선 한번도 패하지 않았고 예선리그 8경기중 4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두는 등 뒷심이 뛰어난 것도 대역전극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문제는 선제골. 김 감독은 “우리 팀이 성남 일화와의 4강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뒤 1차전에서도 비교적 잘 버텼는데 후반 중반 고종수의 중거리슛 한방에 무너졌다. 선제골을 허용하지 않고 미드필드에서 우세를 보인다면 우승이 멀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반면 결승 1차전을 포함해 7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수원은 한 골 차로만 져도 우승할 수 있기 때문에 여유 있는 처지. 골감각에서 ‘물이 오른’ 고종수와 산드로를 투톱으로 세우고 데니스와 서정원을 미드필드에 포진시키는 1차전 때와 비슷한 진용으로 맞설 계획. 다만 부산 원정경기에서 최근 6연패를 하고 있는 것과 구덕운동장의 양잔디에 적응하지 못한 게 다소 마음에 걸린다.

김 감독은 “수비수 김영선과 유웅렬이 빠져 수비가 불안하지만 미드필드와 최전방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우승을 낙관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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