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설욕' 할까…伊총선 루텔리후보와 접전

  • 입력 2001년 5월 9일 18시 41분


베를루스코스(왼쪽),루델리
베를루스코스(왼쪽),루델리
13일로 다가온 이탈리아 총선을 앞두고 집권 중도좌파의 프란체스코 루텔리 후보(47)와 우파 야당연합의 언론재벌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후보(64·왼쪽)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94년 12월 집권 7개월만에 불명예 하차한 우파 연합 ‘자유의 집’의 베를루스코니 후보는 지난달까지 집권 ‘올리브나무’동맹의 루텔리 후보를 지지율에서 10% 이상 앞서 7년만의 정권 탈환이 확실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4월 말부터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유럽의 좌파계 유력 일간지들이 잇따라 베를루스코니 후보의 부패스캔들 연루 의혹을 보도하며 그의 총리 자격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선거전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전으로 변했다. 최근 조사에선 루텔리 후보가 4% 차로 베를루스코니 후보에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지 파이낸셜타임스(영국) 르몽드(프랑스) 같은 유럽의 유력지들은 재벌인 베를루스코니 후보가 탈세, 돈세탁, 세무공무원 매수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마피아와의 결탁, 살인공모 같은 범죄에도 연루됐기 때문에 총리자격이 없다고 공격했다.

화가 난 베를루스코니 후보는 이코노미스트지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8일 에는 “총리에 당선된 뒤 세금감면, 연금인상, 일자리 150만개 창출, 범죄율 감소, 공공근로 확대 등 5개항의 공약을 못 지키면 사임하겠다”는 내용의 ‘대 국민 약속’에 서명하는 등 재집권 의욕을 불태웠다. 이에 맞서 루텔리 후보는 이탈리아가 유럽연합(EU)에서 쫓겨나지 않으려면 올리브나무 동맹이 집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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