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상복합아파트 분양가 거품 빠져…

  • 입력 2001년 4월 24일 18시 40분


분양가에서 거품을 줄인 주상복합아파트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같은 지역에서 올들어 공급된 주상복합보다 평당 분양가를 최고 100만원이나 낮춘 경우도 있다. 주변 일반 아파트 시세보다 분양가를 내린 업체도 다수. 사치성 마감재를 없애 분양가 낮추기에 나서고 있다. 저금리로 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리는 자금을 ‘분양가 거품빼기’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다.

▽분양 현황〓코오롱건설이 분당 미금역 앞에 짓는 트리폴리스Ⅱ의 평당 분양가는 698만∼744만원선. 이는 지난 해부터 분당에 공급된 주상복합들의 평당 분양가보다 50만∼100만원 가량 저렴하다. 일부 평형 분양가는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낮다. 회사 관계자는 “부동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많지만 아직 분양시장이 회복된 것은 아니다”며 “조기에 분양이 끝나면 가격을 낮춰도 손해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건설은 이 아파트에 대해 27일부터 30일까지 청약을 받아 5월2일 추첨을 통해 분양할 계획이다.

대림산업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옛 삼풍백화점터에 짓는 ‘아크로비스타’도 일부 평형은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강남 노른자위에 짓는 주상복합들은 ‘더 고급으로 더 비싸게’ 라는 전략을 사용해왔다. 이 때문에 분양가격은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훨씬 높아진 상태. 반면 이 아파트는 인근 삼풍아파트 시세를 고려해 분양가격 평당 1000만∼1800만원으로 결정했다. 시행사인 대상의 이삼기부장은 “사치성 고급 마감재를 없애면 오히려 편안한 내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크로비스타는 3개동 39∼94평형 757가구. 25일 16층 이하 저층부 400여 가구를 비공개 계약을 통해 공급하고 나머지는 5월 2일부터 4일까지 공개 청약으로 분양한다.

분당 백궁역 주변에 분양중인 두산 제니스, 아이(Ⅰ)스페이스 등도 중도금 무이자 융자 방식으로 분양가 낮추기에 나섰다.

▽왜 거품 빼나〓지난 해부터 새로 선보이는 주상복합 분양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고급 첨단’ 일색에다 평당분양가격이 2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도 있었다. ‘저금리’ 호재를 업고 최고급 마감재로 수요자를 모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분당 파크뷰를 제외하면 서울 수도권의 값 비싼 주상복합은 계약률이 20∼30%선에 머물었다.

반면 ‘알뜰한’ 가격을 제시한 곳은 치열한 경쟁 속에 동이났다. 지난해 말 포스코개발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인근에 분양한 ‘포스코트’는 분양 첫 날 공급이 끝났다.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낮은 평당 880만∼1003만원선인 분양가격이 고객들에게 먹혀든 것. 업체 분양 관계자들은 “분양가격이 높으면 금리가 아무리 낮아도 부동산으로 신규 자금이 유입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수요자 청약 전략〓지난 달 분당에 공급된 주상복합 ‘파크뷰’는 1조5000억원의 청약자금이 몰려들 만큼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정작 분양권 프리미엄을 챙긴 투자자는 많지 않다. 주변 아파트 가격과 비교해보면 분양가격이 꽤 높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차장은 “평당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10% 이상 높은 곳은 청약에 신중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아크로비스타 분양가 및 인근아파트 시세▼

아파트 평형평당가
아크로비스타39∼94100∼180
삼풍아파트3473.5∼102.9
50106∼140
62112.9∼145.1
64112.5∼140.6

▼분당 주상복합 분양가 및 인근아파트 시세▼

아파트평형평당가
트리폴리스Ⅱ31698
57744
64743
분양중인 백궁역 주변
주상복합 아파트
30평형대 761∼781
50평형대 826∼894
60평형대 784∼904
인근 아파트
(까치마을 대우 롯데 선경)
32718∼781
38736∼937
49755∼816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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