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런 혼란을 줄이기 위해 직접 번화가로 뛰어나갔다. 뉴욕과 인근 번화가 상인과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이 체감하는 경기와 향후 전망을 16일자로 보도한 것.
월스트리트저널은 뉴욕 번화가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월가의 예상과는 달리 향후 경기가 낙관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인들은 “과거 호황기 때만큼은 아니더라도 소비자들이 아직 쓸 돈이 충분하기 때문에 경기가 극단적으로 나빠지고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중론을 내놓았다는 것.
이 기사에 따르면 한 건자재상점 주인 로버트 새터필드는 “사람들은 여전히 집을 수리하고 있고 정원도 손보고 있다”며 “사업도 비교적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사업을 확장하는 곳도 있었다는 것. 마운트 레바논 지역 상가에서 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로날드 모리나노는 주변의 두 가게를 인수할 계획이며 그는 인테리어를 개조하는데 최소 7만5000달러 정도 들 것으로 예상한다는 내용을 실었다.
주가가 하락했다고 해서 생각처럼 소비심리가 위축되지 않는데도 이유가 있었다는 분석도 있었다. 오토바이 가게를 운영중인 토마스 맨틀은 트럭 자영업자 생활로 번돈 중 일부를 1987년 뮤추얼 펀드에 투자했지만 주가가 떨어졌다고 크게 실망하지 않고 있다는 것. 주가가 떨어져 뮤추얼펀드의 평가이익이 줄긴했지만 실제 소득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뮤추얼 펀드는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아직 수익을 내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게 월스트리트저널의 분석이다. 1990년 10월∼2001년 3월 동안 뮤추얼 펀드에 투자한 미국인들의 미실현이익은 최고치였던 7530억달러에서 현재 3930억 달러로 줄어든 정도.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경기하강이 기업 부문의 부진으로 인해 촉발되었고 소비자들마저 지출을 줄인다면 그 어느 때보다 하강 속도가 빨라지겠지만 번화가의 상인들이 피부로 경기 하강을 느끼지 못하고 소비자의 지출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은 무척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