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여야, 국회 대표연설 존폐논란

  • 입력 2001년 4월 6일 18시 39분


4월 임시국회의 3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6일 모두 끝났으나 이의 존폐 여부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임시국회에서의 대표연설을 폐지키로 의견을 모으고 한나라당과 절충에 나서기로 했다. 민주당은 대표연설이 번번이 정치 공세에만 초점이 맞춰져 국회의 생산성을 떨어뜨릴 뿐이므로 정기국회에서만 허용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6월 임시국회부터는 민주당만이라도 국회법상 교섭단체 대표의원인 원내총무가 나서서 ‘의정 연설’로 대신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야당 총재가 국회에서 여러 가지 국정 현안에 대한 견해를 피력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데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반박하고 있다. 정창화(鄭昌和)총무는 “2, 4, 6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 등 1년에 4차례뿐인 대표연설을 줄이자는 것에는 야당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은 대표연설이든 의정 연설이든 모든 교섭단체가 하루에 몰아서 하자는 쪽이지만, 한나라당은 그럴 경우 여당 쪽에 포커스가 맞춰질 것을 우려해 역시 반대하고 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대정부 질문의 특이한 형태로 도입됐으나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제도. 총리를 의회로 불러 질의하고 답변을 듣는 제도를 두고 있는 내각책임제 국가에서도 교섭단체 대표가 직접 연설을 하는 예는 드물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회 입법차장을 지낸 공주대 박종흡(朴鍾洽·행정학)교수는 “국민의 눈에는 대표연설에 뜬구름 잡는 식의 정치 얘기가 너무 많고, 나아가 그것을 꼬투리 잡아 서로 싸움이나 일삼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교수는 또 “대표연설을 하더라도 교섭단체 내에서 실질적인 권한이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각 당의 지도부가 돌아가면서 남이 써준 원고를 대신 읽는 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정훈·윤종구기자>jnghn@donga.com

3당 국회 대표연설 비교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이인제 민주당 최고위원조부영 자민련 부총재
경제상황수십년 쌓아온 게 무너지고 있다.경제 체질은 튼튼해지고 있다.경제운영기조 재점검 필요하다.
정국처방국정 위기다. 국민 우선 정치해야.3당 연합은 책임정치 구현.
지체없이 정쟁 중단해야.
민생 우선 정치해야.
개혁 정책 재점검해야.
의약분업원점서 재검토, 국정조사해야.제도백지화 주장은 무책임.
5월 중 대책 발표할 것.
원점 환원 반대. 의약분업기획단 구성해야.
언론사 조사정부가 언론 갈등 조장.
언론 탄압이다.
세무조사는 정당한 법집행.
언론탄압 의도, 힘 없다.
언급 없음.
대북정책대북정책 전면 재점검 필요. 전략적 상호주의.대북 지원으로 평화 오고 있다.김정일국방위원장 답방 필요하되 보안법 고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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